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6) *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부산의 여중생이 성폭행당한 후 살해당한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하원의원이 25년 전 십대 소녀와 나체로 목욕하고 나서 입막음을 위해 거액의 돈을 건넸다는 사실이 피해자에 의해 밝혀져서 의원직을 사퇴했다는 외신도 들려왔습니다. 문득 코스타리카에서 본 게 떠오릅니다. 코스타리카의 시내버스에 붙어 있던 문구, 정확한 어구가 다 기억나지 않지만 “미성년자와의 성행위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라는 말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걸 본 순간 저렇게 공개적으로 경고 문구를 붙여 놓아야 할 정도로 이 사회에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가 심각한 것일까..
우리가 일을 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 눈이 오다 비가 오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필요한 책이 있어 주섬주섬 입은 옷에 비옷을 걸치고 우산을 챙겨서 도서관을 향했다. 지난번에 빌린 책을 반납하고, 도서관 서가의 책들도 검토해보고, 또 집에서 참고할 책도 빌려와야 하니 말이다. 집에다 필요한 책 모두를 갖춰놓고 일할 처지도 아니지만, 무엇보다도 동네 도서관을 나의 도서관으로 삼기로 했으니,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하는 책을 구하려면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나처럼 도시에서 정신노동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몸을 움직일 일이 많다고 할 수 없다. 전업주부였던 어머니처럼 집안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니, 도서관까지 책을 구하러 다니는 몸수고는 내게 꼭 필요한 일인 셈이다. 인간이 정신과 몸을 가진 생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