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몸들, 『질병과 함께 춤을』(아프다고 삶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 나는 질병을 가진 내 삶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한 서사를 접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질병을 가진 여성으로서 반복적으로 겪게 될 폭력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 경험들이 나와 당신들 사이의 ‘대화’를 포기하게 만들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내가 ‘함께’라고 생각했던 공간들로부터 벗어나 있었다. ▲ 아픈 몸들의 공동체 에서 진행한 워크숍 중에서. (촬영: 사진작가 혜영) 아픈 몸을 받아들일 수 없어, 몸을 없애고 싶었다 처음엔 감기처럼 잠깐 아팠다가 다시 아프기 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픈 몸으로 사는 삶을 상상하기가 어려웠다는 편이 맞을 것 같다. 그 삶이 어떤 삶인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그..
억눌렀던 슬픔이 처음 몸 바깥으로 흘러나올 때아픈 몸, 무대에 서다③ 더는 내 감정을 짓누르지 않겠다 ※ 질병을 둘러싼 차별, 낙인, 혐오 속에서 살아가는 ‘아픈 몸들의 목소리’로 만든 시민연극 배우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기사보기 아픈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질병을 안고 살다 2014년 7월, 수험생활 중에 크론병 진단을 받았다. 크론병을 가진 연예인들이 있어서 그 이름 자체는 어느 정도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크론병이 실제로 어떤 병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크론병은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로, 주로 소화기에서 염증을 발생시킨다. 자가면역질환이 대체로 그렇듯 크론병도 원인 불명의 난치 질환이다. 왜 걸렸는지, 아픈 게 정말 내 책임인지, 어떻게 나을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