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딸을 만나러 가는 길 (2) 지난 일기장 썰물처럼 머릿속에서 하루를 쓸어내고 나면 꽉 차게 안기는 딸아, 엄마는 길을 걸을 때도, 공부를 할 때도 네 생각을 하지. 그럴 때면 마치 돌부리에 채여 넘어질 때의 아픔과 당혹스러움처럼 가슴이 아파. 너에 대한 그리움은 나팔꽃처럼 자라 나의 상념 속에 꽃이 피고, 오늘도 네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우리 아가에게 작은 새가 되어 찾아갈까? 네 꿈속에라도 머물 수 있다면 너를 만날 수 있다면……. 일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일기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되어 있다. 아이를 보낸 바로 그 다음 날부터 나는 밤마다 일기를 썼다. 그렇게 5년 동안 쓴 일기장 보퉁이를 끌고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고, 거기서도 한 일 년쯤은 더 썼던 것 같다. 그러나..
[일다] 여성주의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6) 대학 여성주의 교지 석순에 보낸 편지-1 [올해 초 고려대학교 여성주의 교지 편집위원회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여성주의자로서 언론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청탁서였는데, 그 안에는 현재 대학에서 여성주의 매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진솔하고도 소중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나는 흔쾌히 지난 10년 간 저널리스트로 살아오며 ‘여성주의 저널리즘’에 대한 생각하고 실천한 내용과,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들을 정성껏 담아 회신했다. 측의 동의를 구해, 우리가 서로 나눈 편지의 내용을 재탈고의 과정을 거쳐 독자들과 공유한다. 먼저 석순이 보내온 편지를 개재하고, 이어 나의 답신을 4회에 걸쳐 연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