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사회보장제도가 필요한 이유 는 사회안전망이 미흡한 한국사회에서 도처에 널린 ‘빈곤’ 가능성에 주목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며, 국가의 빈곤대책으로 시행된 지 10년째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문제점 및 보완책을 제시하는 기획기사를 4회에 걸쳐 싣습니다. 필자 재인님은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으며, 기초생활수급자들과 만나온 현장경험을 토대로 연재 글을 기고했습니다. –편집자 주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라고 이야기한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산업사회에서 경제가 발전할수록 위험요소가 많아지므로, 국가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에 맞춰져야 한고 주장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저소득층 사람들과 만나며 안타까움을 많이 느낀다. 그것은 그들이 ‘운이 없다’거나 ‘복이 없다’고 생..
안양시 덕천마을에 다녀오다 하천 길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건너편에 낡고 허름한 집들이 모여 있는 동네가 보인다. 하천을 사이에 두고 그 동네를 에워싸고 있는 현대식 고층아파트단지들과는 아주 낯선 모습이다. 수 년간 산책을 다니면서 그곳에 가볼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내 시선에 잡힌 그 동네는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동네 같아 보여,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동네에 재개발 반대 플랫카드들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그곳이 궁금해지기 시작한 건 바로 그때부터였다. 일요일 오전, 산책길에서 불현듯 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 그 동네의 이름은 ‘덕천마을’이다. 안양천 바로 곁에 위치한 탓에, 여름마다 물난리를 겪어야 했던 가난한 서민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