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31) 내가, 선택한 아이 [연재 소개]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는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은 딸에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이 될 것이다. www.ildaro.com 언제부터였을까? 겨울, 눈이 내릴 때마다 마음속 깊숙이 슬픔이 차오르게 된 것이. 벌써 20년이 넘었다. 왜, 아직도 눈은, 또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차갑게 발목을 휘감는 걸까? 그날 아침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이를 낳기로 서로 합의하고, 결혼을 계획한 것은 6개월 전의 일이었다. 그렇게 결혼식을 꼭 보름 남겨둔 어느 날, 남편 될 사람은 아이를 낳..
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14) *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중남미의 ‘낙태’- 현실과 전망⑤ “'생명’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믿지만, 그것이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부인하고 나아가 억압하는 기제로 쓰인다면 이에 찬성할 수는 없지. 근데 사실 입장을 딱 잘라 말하기가 참 어렵다. 생명을 보호한다며 임신중절에는 그리 반대하지만 다른 뭇 생명과 생태계의 파괴에는 둔감한 쪽도 불편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만을 주장해 생명을 등한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쪽도 불편하거든.” 성당에 자주 나가지는 않지만 가톨릭 신자에 가까운 한 친구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종교가 있건 아니건 간에 임신중절과 관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