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춘신의 생활문학’ (4)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위자료는 누가 받을 수 있지] 현관에 놓인 남자의 구두 먼지를 털다가 구두약이 신발장 어디에 있는지 잊었어. 조기비닐을 말끔하게 긁어내고 지느러미가시를 다듬다가 가시에 엄지손가락을 찔렸어. 행주 삶는 양푼 위로 보글거리는 비누 거품이 부르르 흘러 넘치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었어. 콩나물도 덤을 주는 아주머니를 찾아 재래시장엘 가는 길이 재미없어졌어. 고등어가 싱싱하지 않다면서 아가미까지 들..
SBS 스페셜 편 가정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는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한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의 건강성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양육에 대한 관심은 오로지 ‘아이의 사회적 경제적 성공’에만 집중되어 있다. 그저 ‘이걸 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식으로, 삶의 가치관과 철학이 상실된 단편적인 처방전을 찾는 데만 급급한 현실이다. 7월 26일 방송된 SBS 스페셜 편은 ‘가족식사’라는 화두를 통해 새로운 양육법을 제시하고자 했으나, 결국 시류에 편승한 또 다른 ‘알맹이 없는 비방(秘方)’을 내세우는데 그치고 말았다. 단순논리로 접근해 어수선한 분석을 나열하며, 한국사회의 현실적 조건들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엄친아’, ‘엄친딸’ 성적의 비법은 가족식사?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