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속도'를 생각하다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24) 소설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내온 장애여성들의 다양한 ‘매체 읽기’-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 연재가 마무리됩니다. 다섯 분의 필자들과 애독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www.ildaro.com 장애여성 극단에서 일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몇 번인가 퍼포머로 공연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관객 앞에서 그다지 예쁠 것 없는 몸을 드러내고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것이 긴장됐다. 사람들이 장애가 있는 몸을 바라보는 것을 의식하면 할수록 마음이 움츠러들어서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애써야 했다. 그런 어느 날 남자고등학생들 앞에서 퍼포먼스를 했다. 주제가 뭐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장애여성에 대한 이해쯤 됐..
도로시 허먼의 평전 대부분의 어린이용 위인전처럼 헬렌 켈러 역시 위인전에서 장애를 이겨내고 인간적 승리를 거둔 여성이자 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노력한 천사 같은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천사’라는 박제된 이미지와 판에 박힌 서사를 걷어내고 난 후의 많은 것들이 궁금해진다. 헬렌이 정말 ‘천사’같은 성품만을 지니고 있었을까? 평생 예외적인 장애인으로써 관찰 당하면서 살아야 했을 텐데 억하심정이 생기지 않았을까? 평생을 바쳐서 헬렌을 가르친 애니 설리번은 과연 어떤 심정이었을까? 도로시 허먼은 대중적인 이미지 뒤에 가려진 헬렌 켈러의 입체적인 모습을 발굴해낸다. 여기에는 4년간에 걸친 철저한 자료 조사가 뒷받침됐다. 헬렌 켈러가 미국에서 매카시즘이 유행할 때 몇 차례 FBI의 혐의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