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창아가 만난 사람] 국가대표를 꿈꾸는 축구선수, 김혜지 ▲제주도 도남초등학교 여자축구팀 주장 김혜지 자식뻘, 조카뻘 되는 이 친구를 만나며 행복했다. 한편으로 엄마뻘일수 있는 나를 만나며 그 친구도 부디 나와 같은 기분이면 참 좋겠다는, 그냥 소박한 마음 흘린다. 먹고 싶지 않아도 알아서 먹어지는 ‘나이’, 그 나이 타령하며 ‘요새 젊은것들’ 에게 가자미눈 흘기고 혀끝을 차는, 어쩔 수 없이(!) 찌질 어른이 되어버렸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을 분명히 기억하건만 바로 지금의 내가 ‘그토록 되고 싶었던 그 어른’ 맞나? 새삼 스스로 묻게 될 때는 마치 몇 년 푹 삭은 묵은지를 한 입에 넣을 때와 같은 기분, 어쩔 수 없이 든다. 뜬금없이 ‘나이 먹어가는 징조’를 까발리는 글 시작이 되었..
[박진창아가 만난 사람] 30년째 을 운영 중인 이복자씨 문득 누군가의 인생을 마주하는 것이 마치 제주바당(바다)에서 ‘보말 줍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말은 ‘고둥’을 뜻하는 제주말로 먹보말, 코트다기보말, 수두리보말, 매옹이 등 제각각 생김 다른 것이 몇 가지나 된다. 제주바당 동네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보말은 여름날 간식거리이자 간장 종지 안에 탐스럽게 또아리 튼 밥반찬이었는데 난 늘 밥상머리에서 그 보말을 비행접시 보듯이 유심히 응시하곤 했었다. 해녀인 어머니가 보말을 해올 때도 있고 할머니, 친구들과 물 싼 바당에서 보말을 줍기도 했다. 그것을 삶아 식힌 후에 굿가시낭(굿가시나무)으로 돌돌 휘감겨있는 보말 속살을, 그야말로 생긴 대로 쏘옥~꺼내는 고난도의 손놀림은 종종 아이들의 내기시합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