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침묵하게 만드는 힘에 지지 않겠다” 혐오 부추기는 재특회에 소송 제기, 자이니치 리신혜 차가운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산뜻한 주홍빛 저고리를 입은 리신혜 씨는 오사카지방법원 증언대에 섰다. 이따금 떨리는 목소리로 읽어 내린 진술서에는, 제소에 이르기까지의 경위와 생각이 적혀 있었다. 방청석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이 목소리를 누구보다 들어야 할 상대는 오지 않았다. 2014년 8월, 신혜 씨는 ‘자이니치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이하 재특회)과 당시 회장인 사쿠라이 마코토 씨, 포털 사이트 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은 온라인에서 확산 일변도인 자이니치(재일조선인)와 한국인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혐오 표..
‘우리는 재일동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 이영주 평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내가 하는 정치적 행위는 ‘억울함’에서 비롯한다. 하나는 ‘여자’로 나고 자라면서 생긴 억울함이고, 다른 하나는 ‘분단’된 나라에서 나고 자라면서 생긴 억울함이다.”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며 느낀 억울함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언급하지 않겠다. 분단이 준 억울함이 있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부모님이 실향민이냐? 이산가족이냐?” 질문한다. 하지만 나의 부모는 그 선대의 선대 때부터 충청도에서 나고 자란 충청도 토박이다.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사돈의 팔촌을 뒤져도 북에 살고 있는 가족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분단이 남긴 상처 ‘진영 논리와 편 가르기’ ▲ 지구촌동포연대(KIN)에서 펴낸 내가 분단의 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