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어둠 속에 있었던 내가 만난 ‘작은 기적’아픈 몸, 무대에 서다⑧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 질병을 둘러싼 차별, 낙인, 혐오 속에서 살아가는 ‘아픈 몸들의 목소리’로 만든 시민연극 배우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저 어둠 속에 있는 것은 절망일까? 희망일까? 저 어둠 속에는 어떤 불빛이 숨어 있을까? 어두워져도 시야가 완전히 흐려지지 않는 암반응에 기대어 나는 어둠 속에서 사물들의 윤곽을 찾아보려 애쓰고 있다. 어쩌면 빛에 대한 감각이 이 어둠을 불안하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둠은 점점 짙어가고 더 깊어가며 내게서 멀어져간다. 마치 닿을 수 없는 어둠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기라도 하는 듯 저 멀리로 저 멀리로 까마득히 사라져간다. ..
나는 다른 사람의 절망을 알고 싶지 않았다아픈 몸, 무대에 서다⑦ 연극이 끝나고 난 후 ※ 질병을 둘러싼 차별, 낙인, 혐오 속에서 살아가는 ‘아픈 몸들의 목소리’로 만든 시민연극 배우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자주 울음이 터졌다. 서로의 질병 서사를 이야기할 때, 연습하면서, 연습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그리고 공연 때도. 자꾸 울컥하는 이유도 모른 채 그저 눈물이 차올랐다. 나는 크론병을 모른다. 동료 아니(안희제)가 처음 크론병을 말한 날, 나는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창에 크론병을 입력했다.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 설명을 읽어도 어떤 병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레아(홍수영)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