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들’이 마이크를 잡으면 세상이 변할 거야아픈 몸, 무대에 서다① 몸에 ‘관한’ 게 아니라 몸을 ‘통한’ 이야기 ※질병을 둘러싼 차별, 낙인, 혐오 속에서 살아가는 ‘아픈 몸들의 목소리’로 만든 시민연극 배우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아픈 몸은 건강 중심 세계의 난민과 같은 존재다. 여전히 질병은 삶의 바깥으로 쫓겨나 있기 때문이다. 의료권력이라는 절대왕정 아래서, 질병이 ‘완치’되지 않으면 ‘실패’한 것이라는 이분법에 아직 갇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질병을 삶의 일부로 다시 들여올 수 있을까. 의료권력의 언어만으로 질병을 재단하지 않고, 온전하게 아플 수 있는 ‘질병권’(疾病權)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의료권력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질병권이 보..
아픈 몸들이 많아도 ‘질병 서사’가 적은 이유⑦ 아픈 몸들의 낭독극을 준비하며 적지 않은 이들이 질병 경험을 숨긴 채 살아간다. 사회의 모순적 태도 때문이다. 사람들은 가난할수록 아프고,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아프다는 건강 불평등 현실에 고개를 끄덕인다. 동시에 주변에서 누군가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하면 ‘짜게 먹어서’ ‘술을 많이 마셔서’라며 개인의 생활 습관을 손쉽게 원인으로 ‘진단’한다. 질병을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는 ‘질병의 개인화’가 내면화된 사회이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시대가 건강을 스펙으로 만들면서, 아픈 몸을 자기관리에 실패한 사람의 몸으로 만든 결과이기도 하다. 아픈 몸들은 아직도 가시화되지 않았다 한국은 강도 높은 노동, 고도의 경쟁, 오염된 생태계, 불안정 고용, 차별과 혐오 속에서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