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이야기] 자궁 초음파 검사를 받고서 난생 처음 초음파로 내 자궁을 봤다. 흐린 흑백 화면이라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의사는 연신 “저기 보이는 게 질이고, 여기가 자궁이고, 여긴 난소고…” 어쩌고 하는데, 정말이지 자궁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스케일과 다르게 참 작은 기관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생물 교과서에서 봤던, 성교육을 받을 때 봤던 자궁의 단면은 완벽한 5 대 5의 대칭을 이루는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모습이었는데, 의사가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얼추 그려준 내 자궁의 모습은 상당히 비대칭적이었다. 내가 알던 그림과 달라 나한테 문제가 있는가 싶어 잠시 놀랐다가 ‘아, 자궁도 사람마다 다를 테지.’ 하고 새삼 깨달았다. 사실 내게 자궁은 애물단지와도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를 낳을 일..
장애여성의 몸 이야기① 감추기 우리 자신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낯설다. 무성적 존재로 여겨지곤 하는 장애여성의 몸은 늘 여성의 몸의 범주에서 제외되곤 했다. 하지만 그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장애여성들은 오랜 세월 자신의 몸의 조건을 바탕으로 해서, 자신의 몸에 가해지는 부정적인 인식과 억압에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연재 칼럼은 외면하기, 직면하기, 비교하기, 수용하기, 강점 찾기, 표현하기 등 장애여성이 자신의 몸에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타자화된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우리 자신의 언어를 통해 장애여성의 삶을 재구성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 어린아이와도 같은 몸 감출 수 있다면 감추고 싶었다. 또래들보다 키가 작아 늘 반에서 1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