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7. 인간세상의 원형을 상상하다 ▲ 엔키카렛의 가시나무 © Abby ‘엔키카렛’은 ‘가시’라는 뜻이다. ‘엔키카렛’이라는 이름의 이 울퉁불퉁한 광야에 듬성듬성 자리 잡은 나무는, 이불을 꿰매는 바늘만큼 길고 단단한 가시를 촘촘히 박은 가지를 어수선하게 뻗고 있다. 보이지 않는 시간에는 어디에 그 커다란 몸을 숨기는지 신기한 기린들이 때때로 우아하게 나무에 다가서고, 긴 혀를 내밀어 용케 가시 사이의 초록 이파리를 감아 먹고는 사라졌다. 군데군데 어른의 키만 한 붉은 산을 이룬 개미집과, 간신히 돋아나긴 했으나 땡볕과 갈증을 오래 견디지 못하고 바스라지는 키 작은 풀들이 황량했다. 일 년에 많아야 보름 비를 맞는 마른 벌판은 앞머리를 사르락 건드릴 뿐인 휘파람..
세상과 새롭게 만나는 지역연극축제를 열다 13. 제1회 텃밭연극축제 ※ 뛰다는 2001년 ‘열린 연극’, ‘자연친화적인 연극’, ‘움직이는 연극’을 표방하며 창단한 극단입니다. 지난해 강원도 화천으로 이주해 20여 명 단원들이 폐교를 재활 공사하여 “시골마을 예술텃밭”이라 이름 짓고,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이자 지역의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www.ildaro.com “텃밭연극축제” 탄생하다 ▲ 텃밭연극축제에서 공연된 뛰다의 연극 중 한 장면. © 뛰다 2011년 7월 11일부터 8월 4일까지 약 4주간에 걸쳐 ‘시골마을 예술텃밭(이하 텃밭)’에서 제1회 ‘텃밭연극축제’가 열렸다. 축제라고 명명하기는 했으나, 일반적인 의미의 축제 형식을 띠고 있지는 않다. 처음 생각했던 것은 배우와 무용수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