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28) 버자이너 다이얼로그 ⑩ 1990년대 초중반, 동유럽의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내전이 일어납니다. 연방을 유지하려는 세력과 연방으로부터 탈퇴하여 독립하려는 세력 사이의 이해관계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민족주의적 적대감이 최고조에 달하여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란 명목의 집단학살 제노사이드(genocide)가 발생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의 유대인 학살 홀로코스트(holocaust)의 악몽과 그로 인한 트라우마가 여전히 깊이 남아 있는 유럽에서 일어난 제노사이드는 세계 전체에 큰 충격을 던집니다. 게다가 더욱 끔찍한 일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강간 캠프’가 운영되어 수많은 여성들이 학대받은 사실입니..
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26) 버자이너 다이얼로그 ⑧ 이제 다시 코스타리카의 학교 친구들이 하는 공연으로 돌아갑니다. 아직 연극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무대 위에 서 있는 친구는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환하던 조명이 거의 꺼지고 그녀의 머리 위로 단지 작은 별 하나 정도의 불빛만이 아스라합니다. 어두워서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장승처럼 침묵 속에 가만히 서 있는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는 긴 옷을 입고 있습니다.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기고 얼굴마저 가리고 있어서 그녀가 누구인지 도저히 알 수 없습니다. ▲ 애니메이션 중. 차도르를 입은 여자 어른들과 히잡을 쓴 소녀 마르잔. 그녀가 입은 저 치렁치렁한 옷의 이름은 ‘부르카'입니다. 부르카 아래서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