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서사’는 한계가 없다여성창작자 토크쇼 “여성주의, 스토리텔링을 질문하다”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시리즈 (이후, 검블유)가 화제다. 사실 시청률이 높은 건 아니다. 다만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임수정, 전혜진, 이다희라는 세 명의 여성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일하며 자신의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커리어우먼으로 나온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한국 드라마에서 강박적으로 스토리의 큰 비율을 차지했던 이성애 로맨스가 이 드라마에도 있다. 하지만 그 로맨스는 기존의 ‘남녀 로맨스’와는 조금 다르다. 그 관계를 오히려 미러링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전반적인 극 중 이야기와 어울리지 않게 과하게 그리고 뜬금없이 배치된다. 어떤 시선..
“당신의 심청”은 누구인가?심청 서사를 페미니즘으로 다시 쓴 만화 어렸을 때 읽었던 심청전. 생후 칠일 만에 어머니를 잃고 눈먼 아버지 밑에서 동냥젖을 먹으며 자랐던 소녀가 열다섯 살에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뱃사람들에게 팔려 가는 심청의 이야기는 슬프고 고통스러웠다. 물론 심청전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비극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바닷물 속에 빠져 죽은 심청이 연꽃에서 환생하여 황후가 되는 걸로 반전. 딸의 목소리에 놀란 심 봉사도 눈을 뜨니까.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고난과 절망으로 버무려진 심청의 지난 삶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니까. 그럼에도 치마를 뒤집어쓴 채 깊고 깊은 바닷물로 뛰어들 때 심청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왜 그때 공양미 삼백 석을 대신 내주겠다고 한 승상 부인의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