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어디에나 있다 성교육으로 무엇을 바꿀 수 있냐고? 2년 전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대상 성희롱 예방교육에 참여했던 교장이 강의 중 이렇게 따져 물었다. “원론적으로는 강사분 말씀이 다 맞지만, 이렇게 교육을 한다고 사람들이 변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네, 변할 거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변하는 모습들을 많이 봤습니다. 제가 사는 마을만 해도 많이 변했고요.” “그래서, 그 마을에는 성희롱이나 성폭력이 앞으로 한 건도 안 일어날 거라고 장담하십니까?” 순간 기가 막혔다. 교장은 재차 장담해보라며 추궁하더니 강의 중간에 자리를 떴다. 아마도 평생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을 해왔을 테고 그 경력의 끝에서 최고관리자 위치까지 오른 사람이 왜 이 교육의 효과에는 회의를 품고 적의를 보..
남학생은 ‘자위’, 여학생은 ‘월경’에 대해 묻는다달리의 생생(生生) 성교육 다이어리: 생물학적 성차를 넘어서 1년 전쯤 한 중학교에서 1, 2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성교육 수업을 하기 전 익명으로 사전 질문을 받아보았다. 청소년 당사자들이 현재 성에 관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면 좋겠다는 담당 선생님의 제안 때문이었다. 이렇게 ‘기획’까지 함께하는 선생님은 드문 편이다. 학생들이 쓴 수십 장의 쪽지를 한 장 한 장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신 선생님의 성의와 열정에 응답하고자, 받은 질문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며 주제별로 정리했다. 그런데, 성별에 따라 궁금해하는 내용이 달랐다. 남학생의 대부분은 발기와 자위, ‘야동’에 대해 질문했다. 발기가 너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