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첫 경험 너는 보물이 아니라 인간이야 학교와 집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인생이 낙오된다는 협박을 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자 여성인 나에게는 협박 하나가 더 생겼다. ‘몸을 함부로 굴리고 다니면 걸레가 된다’. ‘여자가 손해니까 몸조심하라.’ 학교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온갖 거짓말을 가르치는 곳이었다. 학교라는 ‘우리’에 우리를 가두어놓고, 여러 가지 금기를 정하고 그걸 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가지 않았다. 아침부터 잠들기까지, 아니 잠든 후에도 아버지의 욕설과 발소리, 문을 쾅쾅 닫는 소리가 지배하던 집은 내게 또 하나의 ‘우리’였다. 친구들과 밤거리를 걸어 다녔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 별들을 구경하면서 싸한 밤공기를 마시는 건 내게 허락된 거의 유일한..
스마트한 세상, 포르노그래피 13. 구글에서 젖소 찾기 ‘아들 키우는 엄마’가 쓰는 초등학생 성교육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필자 김서화 씨는 초딩아들의 정신세계와 생태를 관찰, 탐구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편집자 주] 인터넷 검색창이 보여준 것 “엄마, 나 인터넷 검색 좀 도와줘. 탐구보고서 써야 해.” 아이가 숙제를 해야 한단다. 아직 키보드를 능숙하게 사용할 줄 몰라서 검색을 해야 하는 숙제는 엄마찬스를 사용하고는 한다. 이번에는 사진들도 많이 프린트해서 붙여야 하니 프린트도 켜두라 명한다. 아들의 분부대로 프린트 전원도 켜놓고, 구글 검색창에 단어를 넣을 준비까지 마치고 물었다. “뭘 검색할건데?” “젖소!” ▲ 초딩아들이 작성한 젖소 탐구일지. © 김서화 일전에 낙농체험을 하면서 치즈를 만들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