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 편에 서지 않기 위하여[페미니스트의 책장]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달라진 미디어 환경과 정치적 조건 속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진보와 보수가 견지해온 전통적 전선은 무너졌다. 특정 표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 표현의 자유는 편의적으로 치켜세워졌다가 또 다른 국면에선 한순간에 버려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말이 칼이 될 때』는 전반적인 표현의 규제 확대가 아닌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키워드로 ‘혐오표현’을 소개한다. 그리고 국제사회가 혐오표현 또는 차별에 대해 지금까지 쌓아올려온 합의의 수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한국에 왜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이 필요한지 설득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혐오표현이란, 소수자에 대한 편견 또는 차별을 확산시키거나 조장하는 ..
누가 ‘덜 희망적인 엔딩’을 원하는가?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던 케냐의 레즈비언 영화 올해 5월에 열린 칸 영화제에서, 케냐 영화로는 최초로 공식 초청작으로 상영되며 화제를 모은 (Rafiki, 스와힐리어로 ‘친구’라는 뜻, 와누리 카히우 감독, 2018)가 정작 모국인 케냐에선 상영 금지 처분을 받는 일이 있었다. 10대 여성들의 성장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케냐 영화등급위원회(Kenya Film Classification Board)의 벽을 통과하지 못했다. 위원회에서 이 영화가 “케냐의 법과 달리 ‘레즈비어니즘’을 장려한다”며 상영 금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 케냐 와누리 카히우 감독의 영화 (Rafiki) 포스터 그래서 이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