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아이는 낳을 수 있겠니?” 장애여성의 재생산 권리를 말하다 몇 년 전, 사귀고 있던 사람이 불쑥 물었다. “너, 애는 낳을 수 있겠냐? 네 몸으로 애를 낳으려면 뭔가 특수한 방법을 이용해야 하는 거 아냐?” 황당한 표정으로 멀뚱히 바라보니, 그 사람은 자못 진지한 얼굴로 자신은 장남이라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하기 때문에, 애를 낳을 수 없는 여자와는 결혼할 수 없으니 미리 물어보는 거라고 했다. 당시 그 사람과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거니와 결혼은 꿈에도 생각을 안 하고 있던 시기라, 내 입장에서는 정말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나는 그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결국 그와의 만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아이를 (정상적으로) 낳을 수 있냐’ 라는 것을 진지하게 연애의 전제 조건으로 보는 그 사람의 입..
스페인의 임신중절 법 개정안, 그 배경과 여파 ※ 필자 서미원 님은 연구공동체 의 ‘젠더와 건강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홈페이지(www.chsc.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 일다 www.ildaro.com 스페인에서 임신중절을 전면 금지? ▲ 스페인의 임신중절 법 개정안은 스페인 뿐아니라, 전세계적 저항을 일으키고 있다. © 출처: Antonio Navia/ Demotix/ Corbis 2013년 12월 20일, 스페인 국민당(Partido Popular)은 실질적으로 임신중절을 전면 금지하는 법 개정안을 상정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불과 3년 전 2010년에 제정된 법에 따르면, 스페인 여성들은 임신 14주까지 임신중절에 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