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눈 뜨거운 심장, 세상을 아우르는 “2015 SeMA Green: 윤석남 심장”전 책을 펼칠 때면 책 날개를 슬며시 들춰본다. 환히 펼쳐서 정독하지는 못하고 속독 후 본문으로 들어간다. 전시 도록을 받아 볼 때에도 작품 한 점을 유심히 보는 시간만으로도 아까울 텐데 작가 이력에 눈이 간다. 세속적인 방식이라고 느끼면서도 그이가 특별한 사람이라 여기게 되면 특별한 자취를 찾고만 싶다. 기어이 그 자취를 찾아내면 나의 평범함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그는 다르게 살았으니까 지금 이목이 집중되고 존경 받는 건 합당하지.’ 만약 특별한 게 없어 보이면 간혹 실망하기도 한다. 그리고 비합리적인 의혹인 걸 알면서도 작품이 평범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잔망스러운 관심이 실례겠지만 윤석남(76)은 대단히 특별한 ..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작고 외로운 삶이 그리는 질서를 믿는 화가, 해밀 [세상에는 전문가, 성공한 사람, 유명한 사람이 아니어도,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이야기를 가진 여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는 평범한 듯하면서도 특별한 그녀들을 소개합니다.] 첫 개인전, 가난과 고독에서 용기를 얻다 ▲ 1996년, 자취방에 그린 벽화 앞의 해밀. ©해밀 십육 년 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텅 빈 벽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하고 싶은 것이 현실 때문에 불가능해지는 게 익숙해질 무렵, 그녀가 화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년 여름 그녀의 첫 개인전시회에 다녀왔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展’이라는 전시회였다. 팸플릿에는 짤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