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화여대 환경미화 노동조합을 만나다③ 올해 1월 27일, 이화여대 환경미화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노동조합은 용역업체와의 단체협상에 앞서 대학 측에 면담을 요청했다.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고용된 ‘인광’과 ‘동서기연’은 이화여대에서 계약한 용역업체다. 때문에 노동조건을 개선하거나 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용역업체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미화노동자들의 요구 중 하나인 ‘휴게실 개선’ 문제만 하더라도, 학교의 허가 없이 해결될 수 없었다. 미화노동자들의 일터인 이화여대에서 노동조합의 존재를 인정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노동조합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환경미화 노동자들은 이화여대에 소속된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협조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우리도 이 학교에서 일하..
[르포] 이화여대 환경미화 노동자들을 만나다②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이마에 차가운 것이 떨어진다. 올려다본 하늘이 뿌옇다. 가랑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주변 공터를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입에서 낮은 한숨이 나온다. “진짜 눈이 오네요.” 하필 오늘따라 맞아 떨어진 일기예보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눈이 거세진다. 사람들은 서둘러 앰프를 설치한다. 떨어진 눈이 녹아 앰프를 적신다. 돌돌 말린 현수막을 펼치자, 긴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공공노조 서울 경인 공공서비스 지부 이화여대 분회 출범식.’ 4시가 되자 일을 마친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하나 둘 모인다. 눈은 이제 비로 바뀌었다. 학생문화관 건물 안에는 스무 명 남짓한 총무과 교직원들과 업체 소장, 반장이 나와 있다. 비를 피해 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