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의 덫’에 걸린 대한민국 엄마의 삶 숱한 칭찬과 협박 속에서 나는 거의 매일 15개월 된 둘째를 데리고 이런 저런 이유로 외출을 한다. 겨울에 외출하자면 준비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쪼꼬맹이는 장갑 끼는 것을 귀찮아한다. 그래서 끼우지 않고 외출하면 열에 아홉은 겪는 일이 있다. 마을버스에서 생면부지의 누군가가 대뜸 “에고야, 아가 손 다 얼겠네. 엄마가 장갑 안 껴 주던? 아이고 우리 아기 불쌍해라” 한다. 멀뚱멀뚱 내릴 순간만을 기다리다 후다닥 내리며 ‘추우려나’ 싶어 가방에 넣어온 장갑을 다시 끼운다. 이젠 됐다 싶어 지하철을 타니, 역시 생면부지의 또 누군가가 “아구 귀여워라. 근데 애 땀띠나. 우리 아가 엄마 때문에 덥지. 까꿍” 한다. 엄마 8년차, 애가 둘이다 보면 멘붕도 사치스럽다는 ..
장애여성 숨은그림찾기: 발레음악 「봄의 제전」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는 5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중심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냅니다. www.ildaro.com 악명 높은 탄생 뜬금없이 가느다란 바순 소리로 조용하게, 또 불길하게 시작하는 이 음악은 정장을 입고 대공연장에 앉았어도 침착하게 들을 수가 없다. 그러라고 만든 음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오케스트라가 불규칙한 리듬을 타고 날 것의 거친 에너지를 뿜어내면 관객들의 심장도 쿵쾅쿵쾅 제멋대로 뛴다. 광포한 삶의 기운이 어두운 공연장을 채운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발레 음악인데 발레 없이 자주 공연된다. 카르멘은 ‘집시의 노래’에서 “La danse au chant se 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