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the rainbow’ 인터뷰칼럼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평상시에는 아무렇지 않게 잘도 가서 엄마를 만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두 번의 폭설과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엄마는 번번이 “다음에 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엄마와 레즈비언 얘기 한번 제대로 나누어 보려고 하는데, 하늘도 사람도 돕지를 않는구나’ 생각하고 몇날몇일 신세한탄하며 지냈죠. 다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엄마, 나 엄마 만나서 레즈비언인 딸을 둔 엄마의 심정을 들어야 해요.” 다음은 엄마의 대답입니다. “그냥, 네가 지어서 써. 엄마 마음 네가 다 알잖아” 나는 펄쩍 뛰면서 내가 어떻게 엄마의 마음을 아느냐고, 안 된다고, 엄마를 꼭 만나서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나는 레즈비언이다 일다는 ‘인터뷰칼럼’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동성애자 여성의 기록을 담은 ‘Over the rainbow’ 코너를 개설했습니다. 필자 박김수진님은 레즈비언권리운동을 해온 활동가로, ‘인터뷰칼럼’을 통해 가족, 친구, 동료,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레즈비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작년 10월에 다이크멘터리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을 관람했습니다. 은 감독인 사포님이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커밍아웃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보기 한 달 전부터 저는 엄마의 삶을 영상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작품을 보고 나서 엄마 삶의 한 부분인 ‘레즈비언 딸인 나와 엄마의 이야기’도 영상 속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