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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도박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권리도 없나요?”
인간적인 대우를 호소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발매원들
“기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식을 보면서, 우리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단식을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기륭전자 노조) 김소연 분회장을 만났을 때 ‘어떻게 그렇게 오래 단식을 할 수 있었냐’고 물었어요.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 하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고 말하더군요.”
▲ 지난 3일, 국민체육진흥공단 발매원 노조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시작한 노숙농성이 120일을 맞았다. ©일다
독한 상황을 견딜 수밖에 없도록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들. 2011년 3월 3일 꽃샘추위로 차갑게 얼어붙은 거리에 서서,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 김성금 사무국장은 100일 가까이 단식을 했던 기륭전자분회 여성노동자들을 떠올렸다. 이 날은 해고된 발매종사원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이 시작된 지 120일째 되는 날이었다. 또한 농성 중인 노조원들이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날이기도 했다.
6년간의 투쟁 끝에 기륭전자의 여성노동자들은 지난해 11월 1일 원직복직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는 ‘또 다른 기륭’이 넘쳐난다.
발매종사원(이하 발매원). 국가가 공인한 도박 중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담당하고 있는 경륜‧경정장에서 구매표 발매를 맡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거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유난히 매서웠던 지난겨울의 추위를 얼어붙은 아스팔트 위에 세운 비닐 천막 안에서 보내야 했던 이들이, 결국 ‘단식농성’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게 되기까지 대체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노동조합 활동 이유로 해고, 또 해고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1월 국민체육진흥공단에는 비정규직 노조가 생겼다. 정규직 노조의 문을 두드리다 ‘설움만 맛본’ 경륜‧경정의 심판, 방송요원, 전산관리자 등 400여명의 상용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다.
2007년 1월 이들이 사측과 단체협상에 나설 무렵, 당시 1000여명의 일용직 발매원들이 노조에 가입해 힘을 보탰고 단체협약이 성사되었다. 그러나 발매원들은 노조의 주인이 아니었다. 같은 노조원인데 단체협약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심지어 노조규약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2007년 3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매원들을 향후 용역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조는 발매원들의 방패가 되어주지 않았다. 이들은 외주화에 대한 우려를 “기우”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이에 반발한 발매원들은 같은 해 12월 26일, 노조탈퇴를 결의하고 민주노총 산별노조에 가입했다. 그러자 공단 측은 12월 30일자로 노조간부 4명을 포함해 8명의 조합들에 대한 계약해지를 단행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240여명의 조합원들을 출퇴근 시간만 3시간 이상 걸리는 원거리에 전보 조치했다. 사실상의 해고였다. 이후 법원이 잇따라 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부당전직자 및 해고자 전원 복직이 이루어졌으나 공단은 또 다시 노조원들을 해고했다. 현재 농성중인 해고자는 15명이다.
무기계약 전환됐지만 발매원 근무조건 더 악화돼
▲ 객장 내에서 농성중인 발매 노동자들. © 공공운수연맹
발매원들은 지난해 무기계약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 김성금 사무국장은 “계약서를 쓰냐 안 쓰냐의 차이일 뿐 임금이나 대우적인 측면에서는 나아진 게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하루 결근하면 하루치 임금을 제한다. 외출, 지각, 조퇴 시간이 합쳐서 8시간이 되면 역시 하루 임금을 제하고 인사평가에서도 감점한다.”
2007년 전보 조치된 240여명 중 100명 정도가 얼마못가 그만두었고, 노조 활동으로 인해 또 상당수가 그만두었다. 정리해고 아닌 정리해고가 된 셈이다. 인원은 줄었지만 2010년 매출은 전년대비 50%가 늘었다. 그만큼 노동강도가 엄청나게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일당은 최저임금 수준에 고정되어 있다.
“예전에 한 지점 당 하루 발매건수가 900건이면 최고 많이 파는 지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 1천 건이 ‘기본’이다. 공단 측에서는 그러니까 무인발매기를 들인 것 아니냐고 한다. 그러나 무인발매기를 쓰는 고객은 별로 없다. 발매원들은 구매표를 잘못 쓴 것이 있으면 고쳐주고,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이다.” 김성금 사무국장의 말이다.
발매원 노조와 교섭마저 회피한 공단은 2009년 12월 대법원이 발매원 노조에 대해 교섭상대 인정 판결을 내린 후, 교섭에 참여는 했지만 성실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발매원 노조는 공단 관계자들이 체육대학 학생들을 동원해 교섭에 나선 노조간부를 폭행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상 초월하는 성희롱, 폭력, 협박에 무방비 노출
▲ 발매원들이 겪는 성희롱과 폭언 사례를 발표하던 중, 끝내 눈물을 보이는 김성금 사무국장. © 일다
해고자 복직과 더불어, 발매원 노조가 노숙농성을 시작하면서 내건 주된 요구사항 중 하나는, 사업장내에서 여성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것이다.
단식농성이 시작되던 지난 3일 낮,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있었던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 발매노동자 여성노동권 포럼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 김성금 사무국장은 객장 안에서 일어나는 성희롱과 폭언 등의 사례를 발표했다.
김성금 사무국장에 따르면, 창구에서 구매표를 주고받을 때 고객들이 손을 만지는 건 다반사라고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표를 건네주지 않고 내려놓으면 ‘손님에게 표를 던졌다’고 상급자에게 ‘불친절’로 평가된다.
“나이 어린 아가씨들은 정말 많이 운다. 부천지점의 경우 화장실이 객장에 있다. 1000여명의 손님으로 꽉 찬 객장 안을 손님을 밀치면서 가로질러 가는데 누가 만져도 성희롱인지 구분도 안 된다.”
폭언과 협박도 상상을 초월한다. “X발 같은 건 욕 축에도 안 든다. 창자를 꺼내서 썰어버린다. 네년의 목을 따버린다. 무시무시한 말들을 계속 듣는다. 도박장에 깡패도 많이 온다. 욕을 너무 듣다보니, 나중에는 욕을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인간성을 잃은 것이다.”
인간성을 죽이고 험한 욕설에 무덤덤해지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발매원들의 현실을 전하면서 김성금 사무국장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렇게 당하면서 일했는데 잘리다니...”
발매원들은 객장 안에서 벌어지는 여성노동자들이 성희롱과 폭언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에 공단의 책임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금 사무국장은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들려주었다. 창구에서 일할 때 제대로 계산이 되어 나갔는데도 돈이 틀리다며 ‘도둑년 소굴’이라고 난동을 부린 손님이 있었다고 한다. 심한 폭언과 협박을 내뱉던 고객은 사무실에서 ‘남직원’이 와서 확인해주자 별다른 말없이 알겠다고 하고 갔다.
김성금 사무국장은 “지점에 따라서 문제를 일으키는 고객에게 지점장이 퇴장이나 출입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면 확실히 성희롱이나 폭언 등이 많이 줄어든다”고 단호히 말한다. 객장에 오는 사람들은 ‘베팅’이 목적이기 때문에, 출입금지나 퇴장을 당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희롱을 규제하는 관련법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고객에 의한 성희롱이 발생했을 경우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 그러나 공단은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발매원들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식으로 나왔다.
2007년 발매원들이 노조결성을 결심하게 된 큰 계기가 되었던 것도 바로 공단 측이 고객만족을 위한다며 시킨 ‘인사’였다. 통상 객장 업무 시작과 마감, 두 번만 인사를 하면 되었던 것을 매 경주의 시작과 끝에 인사를 하도록 바꾼 것이다. 돈을 잃고 나가는 고객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니, 욕설이 날아들었다.
발매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공단에서는 ‘고객 만족’을 위한 거라고 얘기해요. 도박장에서 돈 따는 것 말고 고객만족이 뭐가 있겠어요.”
김성금 사무국장은 “그렇게 당하면서 일했는데 잘리니까 억울한 것”이라고 해고당한 발매원들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가가 공인한 도박장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 일하는 사람은 인간다운 대접을 받아야하지 않겠어요?”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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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대우를 호소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발매원들
“기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식을 보면서, 우리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단식을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기륭전자 노조) 김소연 분회장을 만났을 때 ‘어떻게 그렇게 오래 단식을 할 수 있었냐’고 물었어요.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 하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고 말하더군요.”
▲ 지난 3일, 국민체육진흥공단 발매원 노조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시작한 노숙농성이 120일을 맞았다. ©일다
독한 상황을 견딜 수밖에 없도록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들. 2011년 3월 3일 꽃샘추위로 차갑게 얼어붙은 거리에 서서,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 김성금 사무국장은 100일 가까이 단식을 했던 기륭전자분회 여성노동자들을 떠올렸다. 이 날은 해고된 발매종사원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이 시작된 지 120일째 되는 날이었다. 또한 농성 중인 노조원들이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날이기도 했다.
6년간의 투쟁 끝에 기륭전자의 여성노동자들은 지난해 11월 1일 원직복직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는 ‘또 다른 기륭’이 넘쳐난다.
발매종사원(이하 발매원). 국가가 공인한 도박 중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담당하고 있는 경륜‧경정장에서 구매표 발매를 맡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거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유난히 매서웠던 지난겨울의 추위를 얼어붙은 아스팔트 위에 세운 비닐 천막 안에서 보내야 했던 이들이, 결국 ‘단식농성’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게 되기까지 대체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노동조합 활동 이유로 해고, 또 해고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1월 국민체육진흥공단에는 비정규직 노조가 생겼다. 정규직 노조의 문을 두드리다 ‘설움만 맛본’ 경륜‧경정의 심판, 방송요원, 전산관리자 등 400여명의 상용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다.
2007년 1월 이들이 사측과 단체협상에 나설 무렵, 당시 1000여명의 일용직 발매원들이 노조에 가입해 힘을 보탰고 단체협약이 성사되었다. 그러나 발매원들은 노조의 주인이 아니었다. 같은 노조원인데 단체협약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심지어 노조규약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2007년 3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매원들을 향후 용역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조는 발매원들의 방패가 되어주지 않았다. 이들은 외주화에 대한 우려를 “기우”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이에 반발한 발매원들은 같은 해 12월 26일, 노조탈퇴를 결의하고 민주노총 산별노조에 가입했다. 그러자 공단 측은 12월 30일자로 노조간부 4명을 포함해 8명의 조합들에 대한 계약해지를 단행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240여명의 조합원들을 출퇴근 시간만 3시간 이상 걸리는 원거리에 전보 조치했다. 사실상의 해고였다. 이후 법원이 잇따라 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부당전직자 및 해고자 전원 복직이 이루어졌으나 공단은 또 다시 노조원들을 해고했다. 현재 농성중인 해고자는 15명이다.
무기계약 전환됐지만 발매원 근무조건 더 악화돼
▲ 객장 내에서 농성중인 발매 노동자들. © 공공운수연맹
발매원들은 지난해 무기계약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 김성금 사무국장은 “계약서를 쓰냐 안 쓰냐의 차이일 뿐 임금이나 대우적인 측면에서는 나아진 게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하루 결근하면 하루치 임금을 제한다. 외출, 지각, 조퇴 시간이 합쳐서 8시간이 되면 역시 하루 임금을 제하고 인사평가에서도 감점한다.”
2007년 전보 조치된 240여명 중 100명 정도가 얼마못가 그만두었고, 노조 활동으로 인해 또 상당수가 그만두었다. 정리해고 아닌 정리해고가 된 셈이다. 인원은 줄었지만 2010년 매출은 전년대비 50%가 늘었다. 그만큼 노동강도가 엄청나게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일당은 최저임금 수준에 고정되어 있다.
“예전에 한 지점 당 하루 발매건수가 900건이면 최고 많이 파는 지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 1천 건이 ‘기본’이다. 공단 측에서는 그러니까 무인발매기를 들인 것 아니냐고 한다. 그러나 무인발매기를 쓰는 고객은 별로 없다. 발매원들은 구매표를 잘못 쓴 것이 있으면 고쳐주고,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이다.” 김성금 사무국장의 말이다.
발매원 노조와 교섭마저 회피한 공단은 2009년 12월 대법원이 발매원 노조에 대해 교섭상대 인정 판결을 내린 후, 교섭에 참여는 했지만 성실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발매원 노조는 공단 관계자들이 체육대학 학생들을 동원해 교섭에 나선 노조간부를 폭행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상 초월하는 성희롱, 폭력, 협박에 무방비 노출
▲ 발매원들이 겪는 성희롱과 폭언 사례를 발표하던 중, 끝내 눈물을 보이는 김성금 사무국장. © 일다
해고자 복직과 더불어, 발매원 노조가 노숙농성을 시작하면서 내건 주된 요구사항 중 하나는, 사업장내에서 여성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것이다.
단식농성이 시작되던 지난 3일 낮,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있었던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 발매노동자 여성노동권 포럼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 김성금 사무국장은 객장 안에서 일어나는 성희롱과 폭언 등의 사례를 발표했다.
김성금 사무국장에 따르면, 창구에서 구매표를 주고받을 때 고객들이 손을 만지는 건 다반사라고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표를 건네주지 않고 내려놓으면 ‘손님에게 표를 던졌다’고 상급자에게 ‘불친절’로 평가된다.
“나이 어린 아가씨들은 정말 많이 운다. 부천지점의 경우 화장실이 객장에 있다. 1000여명의 손님으로 꽉 찬 객장 안을 손님을 밀치면서 가로질러 가는데 누가 만져도 성희롱인지 구분도 안 된다.”
폭언과 협박도 상상을 초월한다. “X발 같은 건 욕 축에도 안 든다. 창자를 꺼내서 썰어버린다. 네년의 목을 따버린다. 무시무시한 말들을 계속 듣는다. 도박장에 깡패도 많이 온다. 욕을 너무 듣다보니, 나중에는 욕을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인간성을 잃은 것이다.”
인간성을 죽이고 험한 욕설에 무덤덤해지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발매원들의 현실을 전하면서 김성금 사무국장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렇게 당하면서 일했는데 잘리다니...”
발매원들은 객장 안에서 벌어지는 여성노동자들이 성희롱과 폭언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에 공단의 책임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금 사무국장은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들려주었다. 창구에서 일할 때 제대로 계산이 되어 나갔는데도 돈이 틀리다며 ‘도둑년 소굴’이라고 난동을 부린 손님이 있었다고 한다. 심한 폭언과 협박을 내뱉던 고객은 사무실에서 ‘남직원’이 와서 확인해주자 별다른 말없이 알겠다고 하고 갔다.
김성금 사무국장은 “지점에 따라서 문제를 일으키는 고객에게 지점장이 퇴장이나 출입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면 확실히 성희롱이나 폭언 등이 많이 줄어든다”고 단호히 말한다. 객장에 오는 사람들은 ‘베팅’이 목적이기 때문에, 출입금지나 퇴장을 당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희롱을 규제하는 관련법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고객에 의한 성희롱이 발생했을 경우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 그러나 공단은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발매원들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식으로 나왔다.
2007년 발매원들이 노조결성을 결심하게 된 큰 계기가 되었던 것도 바로 공단 측이 고객만족을 위한다며 시킨 ‘인사’였다. 통상 객장 업무 시작과 마감, 두 번만 인사를 하면 되었던 것을 매 경주의 시작과 끝에 인사를 하도록 바꾼 것이다. 돈을 잃고 나가는 고객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니, 욕설이 날아들었다.
발매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공단에서는 ‘고객 만족’을 위한 거라고 얘기해요. 도박장에서 돈 따는 것 말고 고객만족이 뭐가 있겠어요.”
김성금 사무국장은 “그렇게 당하면서 일했는데 잘리니까 억울한 것”이라고 해고당한 발매원들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가가 공인한 도박장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 일하는 사람은 인간다운 대접을 받아야하지 않겠어요?”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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