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33) [연재 소개]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는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은 딸에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이 될 것이다. www.ildaro.com 목도리밖에 뜰 줄 모른다 했는데, 그렇다고 내가 목도리만 떠본 건 아니다. 중학교 방학숙제로 벙어리장갑을 뜨기도 했지만, 짝짝이 손가락에 무늬도 서로 맞지 않아 실망한 뒤로 장갑은 다시 뜨지 않았다. 지난주에 뜨던 목도리는 모자를 풀러 뜬 것이어서 길이가 너무 짧아, 이번에도 완성하지 못한 채 다시 밀쳐놓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조끼를 뜬 적도 있다. 아이를 낳은 바로 ..
딸을 만나러 가는 길 (32) “이게, 왜 여기 있니?” [연재 소개]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는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은 딸에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이 될 것이다. www.ildaro.com 옷장 속에 처박혀 있던 실뭉치를 생각해 낸 것은 목도리를 짜고 있다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난 직후였다. 늘어나 쓸 수 없게 된 털모자를 풀러, 지난 해 목도리를 떴었다. 나는 목도리 말고 다른 건 뜰 줄 모른다. 뜨개질이라면, 중학교 가정 시간에 배운 것이 다여서, 그때 떠본 기억을 더듬어가며 조금 뜨다가 끝내지 못하고 던져놓았다. 이렇게 추운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