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10번째 이야기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꼭 여성주의자가 아니라는 건 내 경험을 들여다봐도 잘 알 수 있다.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면서도, 여성의식을 내면화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서 성차별적인 명절문화를 지켜보면서 이미 초등학교 6학년 때 여성이 얼마나 불공평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깨달았다는 친구가 정말 대단해 보인다. 1남 4녀의 아이들 가운데 넷째 남동생의 밥을 가장 먼저 퍼주는 어머니 밑에서, 매일 그 밥을 얻어먹고 컸으면서도 내가 이 땅의 차별 받는 여성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내게 대학 4년의 기간은 진보적인 의식뿐만 아니라, 여성으로서 자기 인식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기였다. 청소년기의 나는 무척이나 감상적인 소녀였기에, 대학시절..
[일다] 이경신의 도서관나들이(44) 약에 얽힌 진실④ 요즘 사람들 치고 약의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을 듯하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평생을 약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기도 한다. 항생제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던 나도 약의 고마움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약에 대해 무작정 신뢰를 보내며 조금만 아파도 약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약에 대해 깊은 관심이 없다. 자신이나 가족이 약 알레르기에 시달리거나, 약의 부작용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게 될 때야 비로소 약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소담, 2007)를 쓴 저자 이송미만 해도, 아토피로 고통 받던 어머니를 간병하다가 약의 진실을 깊숙이 파고들게 된 경우에 해당된다. 평생 약에 매달려 사셨던 어머니 때문에 내가 약에 민감해진 것과 비슷하다. 부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