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만나러 가는 길 (7) 난 전남편을 생각할 때마다 이라는 동화를 떠올린다. 푸른 수염의 남자와 결혼한 여인은 남편으로부터 집안 곳곳을 안내 받는다. 푸른 수염은 아내에게 ‘모든 방들은 다 마음대로 드나들어도 되지만, 이 방만은 절대로 열어보지 말라’고 당부하며 한 방을 소개한다. 물론 그 방의 열쇠까지 그녀의 손에 쥐어주면서…. 그러나 그 방에 무엇이 있는지 너무나 궁금해진 푸른 수염의 아내는 결국 그 방문을 열어보고야 만다. 그것으로 인해 남편이 숨기고 싶어했던 것을 알게 되고, 죽을 위험까지 갔던 여인은 가족들(남성)의 도움으로 푸른 수염으로부터 목숨을 구하게 된다. 내가 이 이야기를 생각하는 건, 그 방 속에 여자들의 잔인한 시체들이 꽉 차 있었다는 이 동화의 스토리 때문이 아니다. 친정아버지..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41) 약에 얽힌 진실① 언젠가 의사인 친구가 “요즘 신약이 얼마나 잘 나오는데, 아직도 프랑스에서 그렇게 오래된 약을 사용하다니!”라며 한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만 해도 ‘신약이니 당연히 이전 약보다는 낫겠지’하며 그 친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어떤 신약은 이전 약보다 나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신약이 이전 약보다 더 나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신약이 효능이나 안정성의 측면에서 더 못하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의사인 마르시아 안젤이 (청년의사, 2007)에서 우리에게 전하는 신약에 대한 진실은 분노와 두려움을 안겨준다. 유사 약의 범람 ▲ 마르시아 안젤 (청년의사, 2007) 표지 저자는 약은 오래될수록 안전하며 신약이 이전 약보다 낫다는 것을 믿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