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할머니들을 통해 행복한 노년을 고민하다 이번 학기 마지막 그림수업이 있던 날, 수업동기인 한 할머니께서 선생님과 학생 모두를 점심식사에 초대하셨다. 앞으로 이 수업에 참여 못하게 되어 아쉽다면서, 그동안 함께 했던 사람들과 식사라도 나누자고 말이다. 할머니는 육십 대 후반이라는 연세가 무색할 만큼 활기차고 멋쟁이시다. 그런데 우리 그림 반에는 또래 할머니가 두 분 더 계시다. 세 할머니 모두 산뜻하고 단정한 차림새로 나오셔서 그림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참 멋지게 나이 드시는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이가 많이 들더라도 계속 배우면서 살아야겠다’고 평소 생각하고 있던 터라 할머니들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사회적 역할에 갇히지 않고, 내 개성을 찾는 노년 식사를 끝..
사고로 소중한 이를 잃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 부고를 받았다. 물놀이 사고로 50일 동안 뇌사에 가까운 상태로 있던 청소년이 결국 이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누구나 그렇듯 그를 아끼던 사람들도 그런 갑작스런 죽음을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고통스러울 것이다. 할머니가 내 곁을 떠나갔던 20여 년 전 그날의 일을 아직도 내가 생생하게 기억해낼 수 있는 것도, 사고사의 충격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은, 죽은 자가 ‘사고로 죽는 과정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오기도 하고, 또 그 동안 죽은 자와 맺어온 친밀한 관계의 단절에서 생겨나기도 하는 것 같다. 다른 죽음도 마찬가지겠지만, 불의의 사고로 가까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