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복을 입으며 발견한 재미 낮에는 아직도 덥지만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져 자주 생활한복을 입고 지낸다.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보다는 주로 봄, 가을에 생활한복을 즐겨 입는 편이다. 처음 그 옷을 입게 된 것은 헐렁해서 몸에 잘 달라붙지 않아 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입다가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불편한 점도 여러 가지다. 잘 구겨지니까 아무데서나 뒹굴 수도 없고, 주로 손세탁을 해야 하니 세탁도 까다롭다. 또 세탁 후에는 다림질도 꼭 해야 하니, 다림질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꽤 번거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옷을 고집하는 까닭은 또 다른 만족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타인의 시선에서 좀더 자유로워지는 느낌이다. 서양식 옷처럼 몸의 선을 드러내거나 노출시키면서 노골적으로 여성성을 강조해 ..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자국 정확히 노무현 대통령 서거 무렵부터였던 것 같다. 나를 지탱해왔던 중요한 무언가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 왔다. 아니, 그동안 서서히 균열이 생기고 있다가 외부의 충격에 의해 무너졌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라든가 ‘언젠가는 진실이 제 힘을 발휘할 때가 올 것이다’라는 믿음이 과연 옳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생기면서,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흔들렸다. 그러면서 세상이 어찌 이럴 수 있는지, 도대체 어디서 살아갈 희망을 찾아야 하는지 근본적인 물음에 봉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답을 찾기는커녕 불의와 부패, 협잡이 판을 치는 세상에 대한 분노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면서 내가 속해 있는 세상뿐 아니라 주변사람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