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동안의 결혼 시절, 시댁이 지방이라 명절 때면 그 고단한 귀성인파에 합류해야만 했었다. 결혼 전까지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히 일을 해 본 적이 없었던 나는, 그렇게 피곤하게 시댁에 도착해서 앉아볼 틈 없이 온종일 음식 장만을 했고, 꼭두새벽에 일어나 제기와 놋그릇들을 닦아야 했다. 그렇게 차례상을 준비했지만 차례 지내는 곳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고 차례상을 물리면 또 그 그릇들을 닦기에 바빴다. 물론,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혼 후, 명절을 다시 생각해보며 그리고 명절은 내게 잊혀졌다. 이혼 후, 명절을 챙기지 않는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고, 출가외인이었던 딸이 명절에 오고, 안 오고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나도 모르지 않았다. 더욱이 딸 많은 부모님은 늘 명절 다음 날이 되어..
우리 부엌에는 선물 받은 항아리가 두 개 있다. 그 독이 생긴 후부터, 수돗물을 이틀간 받아두었다 사용하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책에서 보니, 옹기항아리에 수돗물을 받아 불순물을 가라앉혀 사용하면 좀더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중금속을 제거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수돗물에서 염소냄새가 나지 않는 것만해도 대만족이다. 차 마시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물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 14억 사실 오래 전부터 깨끗하고 안전한 물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수돗물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도 의심이지만, 아파트 단지의 물탱크 관리의 한계, 수도관의 노화 등도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더해 주었다. 한때 머물던 동네에서는 아예 수돗물에 불소를 더해, 식수로 사용한다는 것에 공포감마저 주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