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과 범죄를 은폐하는 ‘권위’구조 처음 교회의 문을 들어섰던 것은 초등학교 3학년 즈음 이맘때쯤 여름성경학교였다. 당시 나를 교회로 이끌었던 것은 성격학교 선생님의 상냥한 얼굴도, 하나님도, 천국도 아닌, 설탕이 먹음직스럽게 발린 꽈배기 도넛이었다. 간식거리에 혹해서 시작된 신앙생활은 사춘기를 거치는 동안 성서를 탐독하고 방언 같은 은사도 경험하면서 꽤 진지한 고민으로 바뀌어갔다. 인생을 신앙을 위해 바치겠다는 결심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대학교 2학년 즈음, 나는 미련 없이 교회문을 나섰다. 교회 안에서는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절대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마세요. 아침에 남편이 일어나기 전에 항상 먼저 일어나서 단장한 모습으로 남..
달링하버항을 백조처럼 날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자리잡은 나라, 호주에 가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김효진 [필자 김효진님은 장애여성네트워크에서 일하고 있으며, 일다 편집위원입니다. –편집자주]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날씨라는 것과 캥거루가 많은 나라라는 것 말고는 호주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여행의 목적은 ‘장애인 인권교육의 현황’에 대해 배우겠다는 것. 그러고 보니 호주에 대해 들은 바가 한 가지 더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논의될 때마다, 이 법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호주가 언급되곤 했으니까…. 그것이 우리 12명의 일행이 호주를 찾은 이유였다. 1990년대부터 장애인차별금지법(아래 ‘장차법’)이 시행되고 있으니, 우리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