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몸이 불쌍하다는 산부인과 의사 여성의 몸과 산부인과 병원은 많은 연관을 갖고 있다. 어렸을 땐 출산과 관련한 것만 떠올렸지만, 이제 많은 ‘여성질환’이라 불리는 질병들을 산부인과에서 진료한다는 걸 알게 됐고 어떤 병원들은 성교육도 실시하는 걸 봤다. 특히 요즘은 산부인과들이 보다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십대들에게 손을 뻗치고 있다. 어떤 면에선 긍정적이다. 예전엔 순결 이데올로기와 낙태 시술 같은 이유로 산부인과 병원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안 좋아서 혼전의 여성은 산부인과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몸의 생리나 건강에 신경을 쓰고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났을 때 즉시 진찰을 받는 자세를 갖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허나 현재 관련업계라고 할..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나는 말이 줄었다. 말이 쌓이는 것 같기는 한데 딱히 하라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말해서 무엇 하려는 건지 그냥 입을 다물게 된다.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살았던 결혼 전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내 시간과 공간은 오롯이 육아와 가사에 바쳐지고 내 몸은 나를 가둔다. 몸이 나를 가둔다는 것, 그것은 아주 새로우면서 가혹한 경험이다. 아기를 낳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자체로는 고통보다는 즐거움과 뿌듯함이 더 컸다. 십 킬로가 넘게 불었던 몸이 아기를 낳은 후 제대로 줄지 않는다거나, 젖 때문에 가슴이 무진장 커진다든가, 질에서 항문까지 깊은 자국이 남는다거나, 요실금이 생겨 남몰래 속옷을 적신다거나 하는 건,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