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의 눈물 교사가 되자마자 바로 담임을 맡았다. 교사의 상에 대한 고민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서른 명이 넘는 학생들이 나의 ‘관리’ 하에 놓였다. 막막함. 며칠 후 한 학생이 무단결석을 했다. 불러서 얘기를 했지만, 또 결석을 했다. 그리고는 가출을 했다. 아주 아주 막막함. 겨우 학교에 오게 해서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도대체 왜 그럴까. 아이들이 학교에 오기 싫은 이유가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학교에서 해 주지 못한다는 것. 대부분의 학생들과는 달리, 꿈이 명확한 그 학생에게는 도무지 필요가 없는 과목들이 너무나 많았다. 졸업장을 따기 위해, 사회에 나가서 부적응자로 낙인 찍히지 않기 위해 참아야만 하는 3년이 그 학생에게는 상당 부분 시간낭비였다. “이 학교에 있으면 안 되겠네.” 나의 말..
현실이 되어가는 ‘이반공동체의 꿈’ 그루터기 회원들과 공동체 주말농장을 시작하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오순이 [일다는 장년층 레즈비언들의 삶과 진솔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그루터기’ 회원들의 글을 연재합니다. ‘그루터기’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35세 이상 여성이반모임입니다. –편집자 주] ‘공동체를 이루어 살자’ 말이 씨가 되다 ▲ "For the Woman's House" Faith Ringgold, 1971그루터기는 1997년부터 매월 정기모임을 통해 주로 식사를 같이하면서 한달 간 근황을 살피고 정기적으로 봄과 가을산행을 통해 회원들 간 순수친목을 다지는 모임으로 운영되어왔다. 어느 날부터인가 사람들 입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살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렸다. 어떤 공동체를 이루고 살자는 얘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