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서울DPI에서 진행하는 하계 엠티를 다녀왔다. 엠티라고 거창하게 말하지만, 실상은 여름에 갈 곳 없이 죽어라 일만 하는 청춘들을 위해 무박으로 밤바다 구경이나 하자는 것이었다. 장소는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 기분 좋은 시간을 갖기 위해 갔던 그곳에서 모욕적인 일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만들어져 올해부터 실행되고 있지만, 실제로 장애인에 대해 우리 사회의 태도가 어떤지 그 현주소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굳게 잠긴 장애인여자화장실, 문을 따고 들어가보니 우리가 엠티 장소로 선정한 그곳의 공중화장실에는 반갑게도 장애인화장실이 남녀 따로 마련돼 있었다. 일행 중 일반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는 휠체어이용자가 5명이나 되는 우리로선 너무나 반갑고 기쁜 일이었다. 우린 화장실 ..
여성교회 무대에 올린 "환타스틱" 동성애 [일다는 장년층 레즈비언들의 삶과 진솔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그루터기’ 회원들의 글을 6회에 걸쳐 연재하였습니다. ‘그루터기’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35세 이상 여성이반모임입니다.] 지난 주에는 여성교회 19주년을 맞아 축하예배가 있었다. 매년 맞이하는 생일 예배에는 연극이 상연되었는데, 올해 연극의 주제는 “여성교회의 꿈”이었다. 그 중에서도 크리스와 나는 성적소수자의 이야기를 이인극으로 올렸다. 대사도 다 외우지 못한 짧고 어수룩한 연극이었지만, 크리스와 나의 경험이 들어있는 연극이었다. 대본도 함께 썼다. 여성교회의 20대들이 교회에 품은 꿈을 펼쳐 보인 연극이 있었고, 남양주 이주노동자여성센터에서 온 이주노동자/여성은 “이주여성/노동자와 효녀심청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