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씨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가끔씩 한국사회가 정말 민주주의 사회이고, 여성운동의 발전과 함께 여성의 권리가 빠르게 신장된 사회가 맞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故 장자연씨의 죽음에 얽힌 사건들도 이러한 의문을 갖게 만듭니다. 왜 아직도 대한민국의 ‘어떤 여성’들은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처지에 놓인 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짓밟힌 채 살아가고, 죽음으로써야 그 사실이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는 것일까요. 장자연씨의 죽음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입니다. 성적 착취구조, 대상이 아닌 ‘고리’를 끊으려면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자리에 나가고 접대를 하도록 강요를 받았고 폭행을 당했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문건이 장자연씨 자필로 확인되었습니다. 연예인을 사이에 두고 매니지먼트사와 일명 ‘리스트’에 해당하는 거물급..
최근 알려진 민주노총 성폭력 사태는 조직 내부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주었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 현재 직무대행체제에서 이번 사건을 처리하고 있지만, 당분간 민주노총에 대한 신뢰는 여간 해서는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배경이 된 노동조합 내 위계적 문화 이 사태를 접하며 주위사람들로부터 “민주노총에서 여자들은 어떻게 일하냐”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 걱정은 비단 성폭력 사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이라는 조직 내에서 여성조합원이나 여성활동가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원칙이지만, 성폭력은 스캔들이 아닌 폭력이며 주로 강한 사람이 상대적인 약자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행위이다. 지금까지 일해오면서 몇몇 노동조합에서 종종 어젯밤 술 먹다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