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통해 한도순 할머니가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故 한도순 할머니(87)는 12월 5일 금요일 저녁 7시에 노환으로 운명하셨습니다. 정대협에 따르면, 한국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할머니 중 현재 94분만이 생존해계십니다. 일본정부의 사실인정과 사죄를 받지 못한 채, 과거사를 묻어두려고 하는 한국정부의 무능함을 질책하며, 올해에만 15분의 할머니가 우리 곁을 떠나가셨습니다. 故 한도순 할머니의 약력입니다. "1921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나셨고, 19세 되던 해 산에 나무하러 가다 강제연행되어 만주에서 ‘위안부’로 모진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해방과 함께 귀국하였지만 ‘위안부’였다는 사실 때문에 고향에 정착하지 못하시고 떠돌이 생활을 하셨습니다. 위안부 신고 후 나눔의 집에 거주하셨..
출생의 비밀을 안고 사는 아이들: 영화 전쟁의 고통은 비단 죽음과 부상의 아픔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삶의 터전의 파괴, 기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익숙한 것들과의 작별. 이 모든 슬픔과 공포, 충격이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으로부터 비롯된다. 전쟁 기계에 살해당한 자들의 고통은 비록 읽어낼 수 없는 무형이지만, 고스란히 남아있는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전쟁은 인간이 창조해낸 가장 극악하고 극대화된 폭력의 정점이기 때문에, 살아남은 인간들이 떠맡아야 하는 상흔은 종종 한계 이상으로 넘어버리곤 한다. 영화는 한 무리의 여성들이 눈을 감은 채 서로에게 기대고 포개어진 채로 누워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카메라는 이 군상들을 담담하게 훑고 지나간다. 왜 그들이 거기에 그렇게 무력하게 겹쳐져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