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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의 한곡 들여다보기] 5. 핑크 “Fuckin’ Perfect”

음악칼럼 ‘블럭의 한곡 들여다보기’가 연재됩니다. 필자 ‘블럭(bluc)’님은 음악웹진 스캐터브레인의 편집자이자 흑인음악 매거진 힙합엘이의 운영진입니다. www.ildaro.com

거침없고 솔직한 매력의 싱어송라이터 Pink
 

▲ 반항적 이미지의 팝 아티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핑크 
 
연재하는 글들이 갈수록 진지하게, 때로 복잡하고 어렵게 나아가는 것 같아서 문득 어깨에 힘을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글들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생활 전체가 잔뜩 긴장되어 있고 또 그만큼 예민하다가도 지치는 시기이기도 하다. 괜한 날씨 탓이라고 둘러대어 보지만 난조 상태의 컨디션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그럴 때 무의식적으로 찾아 듣게 되는 몇 곡이 있는데, 이번에 이야기할 곡은 그 중 하나이다. 바로 핑크(Pink)의 노래 “Fuckin’ Perfect”이다.
 
2010년에 발표한 이 노래는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전 세계 차트를 휩쓸면서 핑크라는 아티스트가 가진 저력을 여지없이 보여준 곡이다. 물론 곡을 부른 사람도, 곡 자체도 그만한 힘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핑크라는 사람의 실제 모습이 많이 투영되어 있고 동시에 음악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강렬하면서도 따뜻해서가 아닌가 싶다.
 
곡의 가사는 설령 바보같이 잘못된 길을 갔다고 해도, 과소평가 당하더라도, 스스로를 미워하고 증오하더라도, 혹은 그런 시선을 받더라도, 너는(나는)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내용이다. 뮤직비디오는 이 곡의 내용을 굉장히 잘 담고 있다. 한 여자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들(궁지로 몰리는 과정들)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그 과정의 끝을 자해로 맺는 듯하다가 다시 일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방식을 통해, 주인공이 스스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외면하고 미워하는 것보다, 눈을 마주하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듯이. 인디아 아리(India Arie)의 “Video”를 소개할 때도 이야기했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다.
 
핑크는 데뷔 초기의 튀는 행동과 반항적 이미지로 유명하지만, 실제 삶에서 콤플렉스에 시달리거나 자학하는 면모를 많이 보여줬다. 보여지는 부분들과 실제 모습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것을 본인도, 보는 이들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핑크는 나날이 그런 모습을 극복해가면서 “Fuckin’ Perfect” 같은 멋진 곡들을 발표하고, 점점 더 큰 성공을 거둔다.  

▲ 2006년에 발매된 핑크의 앨범 [I’m Not Dead]  
 
데뷔 후 모든 앨범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2006년의 앨범 [I’m Not Dead]를 지나면서 더 큰 사랑을 받은 것이 그 증거랄까. 그리고 그 기점에는 “Stupid Girls”가 있었다.
 
“Stupid Girls”는 기존 미디어 스타들 중 극단적인 몇 사람들을 겨냥하여 세태를 비판한 곡이다. 제목 그대로 ‘멍청한 행동을 하는 여자들’, 잘나가는 남성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며 예뻐 보이려고 온갖 행동을 불사하는 사람들을 지적하는 이 곡 역시 뮤직비디오에서 곡의 의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핑크는 굉장히 어릴 때부터 직접 곡을 쓰고 노래를 불렀으며, 알앤비 음악을 기반으로 실력을 다져 나갔다. 이후 지역에서 활동하는 래퍼들의 눈에 띄어 무대에 설 수 있었고, 그러던 중 대형 기획사에 발탁되어 계약을 하게 된다. 일찍 데뷔할 줄 알았으나, 누구나 성공하기 전 한 번쯤은 겪는다는 우여곡절이 지나간 후 2000년에 솔로로 데뷔하였다.
 
처음에는 그녀도 별 수 없이 자극적인 섹스 어필과 풋풋하며 반항적인 미디어 이미지를 ‘선택’하였다. 그러다 보니 본인의 실제 모습과 미디어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 사이에서 갈등을 겪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반항적 기질은 어릴 때부터 쭉 가지고 있던 것이라고 한다. “여자는 스케이트 보드 못 타.” 라고 오빠가 이야기하자 다음 날부터 스케이트 보드를 타기 시작해 잘 타게 될 때까지 탔다는 에피소드가 그녀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그녀는 현재 채식주의자이며, 동물보호단체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다른 차원에서지만 여전히 사회에 반항하고 있달까.
 
핑크는 성공한 팝 아티스트에 속한다. 그 원동력은 스스로 곡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점도 있겠지만, 지금의 솔직함과 거침없는 모습, 그러한 면모를 드러내주는 시원한 목소리에서 찾을 수 있다. 요 사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쳐있는 것 같아서 함께 듣고자 한다. 외에도 “Blow Me”, “Raise Your Glass” 등 핑크가 부른 곡 중에는 신나는 노래가 많으니 찾아 들어보길 추천한다.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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