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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회복을 위한 초간단 공마사지

[최하란의 No Woman No Cry] 효과적인 공마사지 방법 5


※ 여성을 위한 자기방어 훈련과 몸에 관한 칼럼 ‘No Woman No Cry’가 연재됩니다. 최하란 씨는 스쿨오브무브먼트 대표이자, 호신술의 하나인 크라브마가 지도자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 병력 및 현재 몸과 마음의 상태 체크하기   ⓒ스쿨오브무브먼트

 

이것은 내가 운동을 지도하고 있는 곳의 회원가입 신청서 뒷면이다. 신청자들은 대부분 왼쪽 네모칸에 체크를 한다. 왼쪽은 주로 장시간 반복적인 작업을 지속해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돼있다. 왜 이런 경향을 보이는 걸까?

 

파시아(fascia)

 

인간은 동물(動物)이고, 인체의 디자인은 움직이기 위한 것이다. 우리 몸은 구조는 ‘파시아 텐세그리티’(장력조합 구조, fascial tensegrity)라 할 수 있다. 벽돌담 같은 구조물이 아니라 텐트를 떠올리면 된다. 텐트가 유지되는 것은 프레임과 천의 팽팽함, 즉 당기고 미는 힘의 균형이다.

 

라틴어인 파시아(fascia)는 “끈”이나 “띠”라는 뜻으로 모든 구성 요소들인 뼈와 근육과 장기들을 감싸서 통합하는 망이다. 혈관과 신경은 파시아의 구조와 지탱 덕분에 제자리를 잡고 있다.

 

▶ 우리 몸의 구조   ⓒ출처: physology.co.uk


해부학 그림들은 흔히 파시아는 다루지 않고 오로지 근육만 다룬다. 그래서 근육과 뼈, 혈액과 신경 시스템은 뚜렷하며 각 시스템들이 분리되어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기 쉽다. 뚜렷하긴 해도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연결돼있고 모든 조직들은 함께 일한다. 심지어 장기는 심층 파시아의 층에서 분리되지 않는다. 장기는 파시아의 연속이다. 무엇이 근육 조직이고 무엇이 심층 파시아인지 임의적인 정의만 내릴 수 있다. 모두 하나의 연속체다.

 

마치 무지개와 같다. 빨강과 노랑을 쉽게 알아볼 수 있지만, 정확히 어디에서 빨강이 끝나고 노랑이 시작되는지 알 수 없다. 빨강은 서서히 노랑이 된다. 파시아와 건, 뼈도 그렇다. 하나의 조직과 다른 조직 사이에 칼같이 나눠지는 선은 없다. 파시아는 밀도가 높아져 건이 되고 뼈와 연결되는 건은 결국 뼈가 된다. 설명을 하기 위해서 정확히 나눠 별개의 이름들을 붙이는 것이 어쩔 수 없긴 해도, 실제 우리 몸이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은 통합된 하나다.

 

타이트한 근육에서 경험하는 뻣뻣함은 파시아의 저항이다. 파시아를 구성하는 콜라겐 섬유들은 케이스 혹은 주머니가 그렇듯이 내용물보다 신축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구부러지고 서로 미끄러지면서 구성단위 전체를 늘릴 수 있다. 그런데 섬유들 사이에 많은 교차 결합이 생기면 미끄러지는 능력이 줄어들게 된다.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면 점점 더 제한된 방식으로만 움직이게 된다. 결국 움직임의 자유로움을 계속해서 잃어간다.

 

그 결과, 우리는 여러 개의 네모칸에 체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웰빙(well-being)

 

▶부분의 타이트함이 몸 전체에 영향을 준다.  ⓒ이미지 출처: physology.co.uk


우리 몸이 가동성(mobility)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먼저 우리 몸에서 막힘과 얽힘 그리고 끊김을 해소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파시아(fascia)적으로 얽히고 굳은 것을 풀어야 한다. 에너지가 막히고 끊긴 것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는 셀프 디펜스(self defense) 수업 시간에 마사지법을 교육하기도 한다. 셀프 디펜스 기술을 익히려면 연습을 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체력이 의지를 따라오지 못 하는 경우가 꽤 많다. 그리고 해묵은 피로와 경직은 역동적인 활동에 제약을 준다. 셀프 디펜스는 ‘삶과 죽음’을 다룬다. 그러나 웰빙(well-being)이기도 하다.

 

웰빙을 위한 다섯 가지 공마사지 방법을 소개한다.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이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하루 5분씩이라도 마사지하길 바란다.

 

공마사지를 할 때는 몸무게를 적절히 실어 공을 굴리거나 멈추어 누른다. 그리고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한다.

 

- 몸의 감각을 잘 느낀다. 

- 호흡과 얼굴을 부드럽고 편하게 한다.

- 세심하게 움직인다.

 

현재 몸에 이상이 있다면, 공마사지를 하기 전에 의료 전문가에게 확인 받는 것을 권한다.

 


1. 발바닥

 

두 발로 직립보행하는 인간에게 발은 토대이자 뿌리다. 발은 성기, 입술, 손과 함께 인체에서 감각기관이 가장 발달한 곳 중 하나다. 발에는 각각 무려 33개의 관절이 있다. 인체에서 전체 관절의 1/4이 발에 모여 있는 것이다. 족저근막염, 무릎 통증, 각종 척추 질환, 위장 장애, 변비, 생리통, 두통, 손발저림, 혈액순환 장애 등이 모두 건강하지 못한 발과 연관돼있다.

 

공이 발뒤꿈치 가까이 가면 저절로 발이 펼쳐지고, 발가락 쪽으로 가까이 가면 발이 오므라질 것이다. 몸무게를 실어서 공을 굴린다.

 


▶ 공마사지1: 발바닥  (상)발가락 가까이 (하)발뒤꿈치 가까이   ⓒ스쿨오브무브먼트

 

2. 오금

 

무릎이 좋지 않거나 허벅지 뒤, 햄스트링이 뻣뻣한 경우, 종아리가 뭉치고 힘들 때 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무릎을 살짝 구부린 상태에서 손으로 만져보면 양쪽으로 질깃한 힘줄이 있고, 그 안에 말랑한 부분이 느껴질 것이다. 공을 두 힘줄 사이의 말랑한 곳에 놓고 무릎을 구부린다. 손을 깍지 껴서 정강이를 잡는다. 무릎 가까이를 잡으면 자극이 덜 하고, 발목 가까이를 잡으면 자극이 강해진다. 자극이 있지만 괴롭지 않은 곳을 잡고 발목을 한쪽으로 돌린다. 다 하면 반대쪽으로 발목을 돌린다.

 

▶ 공마사지2: 오금     ⓒ스쿨오브무브먼트

 

3. 골반 주변

 

골반은 몸의 중심이다. 고관절의 가동성이 떨어져서 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아래로는 무릎을 불편하게 만들고 위로는 허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여성의 경우, 골반 안에 자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고관절의 뻣뻣함과 불편감은 자궁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허리가 불편한 경우 반드시 골반 주변과 허리를 함께 마사지해야 좋다. 바르게 누워서 공을 굴려 엉덩이 구석구석을 마사지한다. 그리고 옆으로 돌아누워서 골반 측면, 고관절 주변을 마사지한다. 자극이 심한 경우, 공을 굴리지 않고 멈춰서 누르고 있다가 좀 괜찮아지면 다시 굴려본다.

 


▶ 공마사지3: 골반 주변   (상)엉덩이   (하)고관절 주변     ⓒ스쿨오브무브먼트


4. 허리

 

뼈를 마사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누워서 골반과 요추와 갈비뼈 사이 살만 있는 부분에 공을 둔다. 평소 허리가 불편하다면 이 부분을 마사지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꼭 골반도 함께 하자.

 

몸을 위 아래로 움직이거나 좌우로 움직일 수도 있고 가볍게 원을 그리듯 움직일 수도 있다. 자신의 몸을 잘 느끼면, 뭔가 뭉치고 딱딱한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부분을 더 세심하게 마사지한다.

 

▶ 공마사지4: 허리     ⓒ스쿨오브무브먼트


5. 견갑골 주변

 

하체의 핵심이 골반이라면, 상체에서 골반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은 견갑골이다. 현대인의 생활습관은 오래 앉아서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팔은 몸 앞쪽에서 매우 한정적으로 사용한다. 인체는 과도하게 많이 사용해도, 너무 사용하지 않아도 손상된다. 적절하게 가동 범위를 충분하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견갑골 주변을 마사지하는 것은 목과 어깨의 뻐근함, 등의 불편감, 두통 등을 편하게 해주는데 도움이 된다. 견갑골과 흉추 사이에 공을 둔다. 허리를 마사지 한 것과 비교하자면, 마사지하는 길이 상대적으로 좁다. 잘 느끼며 세심하게 마사지 한다. 자극이 심한 경우, 공을 굴리지 않고 멈춰서 누르고 있다가 좀 괜찮아지면 다시 굴려본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 공마사지5: 견갑골 주변     ⓒ스쿨오브무브먼트

 

※ 참고 문헌 <인요가: 철학과 수련> 버니 클락 지음, 최하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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