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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방송을 통해 푸드 쇼를 진행하거나 수많은 요리책을 내서 유명해진 셰프를 보면 대다수가 남성이다. 최고로 손꼽히는 셰프에 대한 자료를 찾아봐도 팀 멜쳐, 프랑크 로진, 알폰스 슈벡, 크리스티안 라흐, 요한 라퍼 등 모두 남성이다. 독일 여성 셰프는 다 어디로 간 걸까.


독일요리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독일 내에 약 45만 명의 요리사가 일하고 있다. 이중 독일인은 약 31만 명, 외국인은 약 14만 명이다. 성별 관련한 통계를 보면, 전체 남성 요리사와 여성 요리사 수는 크게 차이가 없다. 반면 수석 셰프와 같이 식당 내 높은 자리에서 일하는 남성은 17,759명인 점에 비해 여성은 3,782명으로 남녀 간 큰 격차를 보인다. 또한 요식업계 성별 임금 격차는 17%로 알려져 있다.(독일의 성별 임금 격차는 21%, 유럽 평균 성별 임금 격차는 16%다.)


베를린에서는 최근 ‘푸드’와 ‘페미니즘’을 잇는 행사가 종종 열린다. 이미지는 지난 2018년 6월 베를린에서 열렸던 행사 이미지. ⓒberlinfoodstories.com


이에 베를린에서는 업계 내 여러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셰프 네트워크인 ‘페미니스트 푸드 클럽’(Feminist Food Club)이 설립됐다. 이 네트워크는 2017년 1월, 업계에서 일하는 메리 셔프와 루스 바렛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요식업계에 종사하는 여성*(트렌스여성과 남녀 아닌 제3의 성별 뜻하는 논바이너리[non-binary] 포함)만 회원으로 받는다. 현재 네트워크에는 약 7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https://www.feministfoodclub.com


‘페미니스트 푸드 클럽’은 무엇보다 업계 성차별과 계급 및 인종차별 문제를 폭로한다. 클럽 멤버인 비건 채식 요리사 소피아 호프만은 독일 매체 도이칠란드풍크쿨투어(Deutschlandfunkkultur)와의 인터뷰에서 “요식업계에서 성폭력 문제가 만연해있다는 것은 많은 여성 셰프들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투(#MeToo) 운동을 계기로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관련 대책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먼저 여성들이 네트워크를 맺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음식 세계에는 페미니즘이 필요합니다. 이에 우리는 업계 여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강화함으로써 더 나은 업계로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보다 포용적이고 다양하며 지속 가능한 미식의 세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클럽 회원들은 한 달에 한번 정기모임을 갖고, 일하면서 필요하다고 느끼는 여러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한다. 각자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털어놓고 서로에 대한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와 함께 이들은 베를린에서 ‘여성이 운영하는 가게 지도’를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약 160개 식당을 찾아 지도로 만들었고, 메일(info@feministfoodclub.com)을 통해 누락된 곳에 대한 정보를 받고 있다.


베를린의 여성 셰프 네트워크 <페미니스트 푸드 클럽> 멤버들.  출처: https://www.feministfoodclub.com


‘페미니스트 푸드 클럽’은 홈페이지 글을 통해 “실제 유명한 여성 요리사가 적은지,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있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자료를 모으기로 했다”면서 “여성 운영 식당 지도 제작 외에도 업계 여성의 경력 개발,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업무환경에서 영향받는 건강 상태 지원 등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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