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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사회, 서로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일다는 공동으로 기획하여 이주여성 당사자들이 쓰는 인권이야기를 싣습니다. 이주민의 시선에 비친 한국사회의 부족한 모습을 겸허히 돌아보고, 이주여성의 입을 통해 다양한 문화감수성과 인권의식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 기획연재는 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필자 작드허르러(30)님은 몽골에서 이주해온 결혼이민자이며, 부산여성회 아동체험단에서 다문화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3년 가까이 한국생활을 하며 느낀 이야기를 한국어로 집필하여 기고했습니다. [일다] www.ildaro.com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
저는 한국으로 이주해온 지 3년이 채 안되었지만, 한국문화와 한국생활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한국인처럼 생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어도 모르고, 한국문화도 몰라서, 너무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우리 나라는 이렇게 하는데, 왜 자기 나라 방식대로 하고 있냐”고, 제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하니까 자기 나라 방식대로 하지 마라’, ‘한국은 맞고 너의 나라는 안 맞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때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나라(몽골)는 주식이 고기이고, 쌀을 많이 먹지 않습니다. 밀가루로 하는 음식과 고기를 많이 먹기 때문에, 밥 먹은 후에 나머지 밥을 바로 버립니다. 한국에선 그럴 때마다 잔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 온 지 얼마 안되어서 집을 비눗물로 청소하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가 한국은 물수건으로 청소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저도 한국사람처럼 물수건으로 닦고 있지만, 왠지 깨끗하게 안 보입니다.
어느 날 남편이 “사람은 어느 나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어느 나라 살든, 그 나라의 문화를 따라 살면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에 살면 로마 법을 따르라’라는 격언에 충실하고 있고, 노력한 만큼 한국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를 찾아온 이웃 아주머니 이야기
어느 날 우리 아파트 14층에 사시는 아주머니가 저를 찾아 왔습니다. 왜냐하면 아주머니 아들이 몽골여자랑 결혼했기 때문입니다. 아주머니는 “얼마 전에 우리 아들 몽골여자랑 결혼을 하고, 몽골며느리가 한국에 온 지 일주일 정도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줌마는 아들과 며느리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많이 바빴는데,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며느리가 한국말을 모르니까 한국어교실을 찾아 주기 위해 동사무소 가서 한국어교실을 알아 보고 왔더니, 작은방이 잠겨 있었답니다. “새애기 자고 있는가 봐”라고 생각하고 언제 깨어날까 기다리다가 2시간 후에 방에 들어가보니, 며느리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주머니가 잠깐 놀러 나갔다가 어느 아파트인지 못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밖에서 계속 찾아보았는데 못 찾았답니다.
다음 날 아침에 경찰서에 신고해서 아파트에 있는 CCTV를 확인해봤는데, 며느리가 짐을 들고 나가는 모습을 봤답니다. 도망갔을 거라고 믿고 싶지 않았던 아주머니는 CCTV를 보고 나서야 이 사실을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아주머니가 저를 찾아온 것입니다. 그리고 저를 보는 눈이 “왜 도망갔을까?”라고 질문하는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아주머니 이야기를 들으면서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뒤로 2달 후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아줌마는 저를 한참 보고 나서 “요즘 안 보이길래 또 도망간 줄 알았네, 있으니 반갑네, 잘 살아라” 하면서 가셨습니다. 아주머니가 왜 그런 말을 저에게 했을까요? 저는 잘못이 없는데!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빴지만, 아주머니 입장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를 보면서 며느리가 얼마나 많이 생각나고 미웠을까? 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도, 외국에도, 나쁜 사람이 있지만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한 사람이 나쁘다고 해서 그 나라 사람이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런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몽골 한 사람 때문에 우리나라 이미지가 나빠지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몽골문화 가르치는 강사로, 한국어린이들과 만나며
현재 저는 부산여성회 아동체험단에서 다문화강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냐 하면요. 처음엔 한국어를 배우려고 부산 이주여성인권센터로 오게 되었습니다. 센터에 여러 나라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한국선생님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생활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재미있게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이 저를 보고 “학교아이들한테 몽골의 문화와 생활을 가르쳐 주는 다문화강사 해볼래요?”라고 말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한국어도 잘 못하고, 자신감도 없고, 한국사람을 만나면 떨려서 말이 잘 안 나오는 편이였습니다.
센터 선생님들은 저에게 많은 힘을 주었습니다. “사람은 처음부터 잘하는 일이 없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잘할 수 있습니다. 한번 해보세요”라고 해서, 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다문화강사 일을 시작할 때,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해보니까 아주 재미있고, 앞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 뭔지 알게 되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한국어도 많이 늘었습니다.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스스로 많이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우리 아동체험단에는 다섯 개 나라(중국, 태국, 러시아, 베트남, 몽골)에서 온 선생님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시안 문화”라는 체험으로(각 나라 인사말, 노래, 만화책 읽기, 음식 체험, 문화 등) 아동센터나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우리가 알려주는 문화에 대해 열심히 듣고 있는 모습, 우리 강사들한테 질문하는 모습을 볼 때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국제결혼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한국에는, 다문화가족을 편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다문화강사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힘이지만 두 나라 사이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드허르러/ 일다 www.ildaro.com
[이주여성] 한국어 잘하면 친구가 될 줄 알았는데… | 장애가 있는 남편, 피부색이 다른 아내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일다는 공동으로 기획하여 이주여성 당사자들이 쓰는 인권이야기를 싣습니다. 이주민의 시선에 비친 한국사회의 부족한 모습을 겸허히 돌아보고, 이주여성의 입을 통해 다양한 문화감수성과 인권의식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 기획연재는 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필자 작드허르러(30)님은 몽골에서 이주해온 결혼이민자이며, 부산여성회 아동체험단에서 다문화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3년 가까이 한국생활을 하며 느낀 이야기를 한국어로 집필하여 기고했습니다. [일다] www.ildaro.com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
저는 한국으로 이주해온 지 3년이 채 안되었지만, 한국문화와 한국생활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한국인처럼 생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어도 모르고, 한국문화도 몰라서, 너무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우리 나라는 이렇게 하는데, 왜 자기 나라 방식대로 하고 있냐”고, 제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하니까 자기 나라 방식대로 하지 마라’, ‘한국은 맞고 너의 나라는 안 맞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때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나라(몽골)는 주식이 고기이고, 쌀을 많이 먹지 않습니다. 밀가루로 하는 음식과 고기를 많이 먹기 때문에, 밥 먹은 후에 나머지 밥을 바로 버립니다. 한국에선 그럴 때마다 잔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 온 지 얼마 안되어서 집을 비눗물로 청소하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가 한국은 물수건으로 청소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저도 한국사람처럼 물수건으로 닦고 있지만, 왠지 깨끗하게 안 보입니다.
어느 날 남편이 “사람은 어느 나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어느 나라 살든, 그 나라의 문화를 따라 살면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에 살면 로마 법을 따르라’라는 격언에 충실하고 있고, 노력한 만큼 한국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를 찾아온 이웃 아주머니 이야기
어느 날 우리 아파트 14층에 사시는 아주머니가 저를 찾아 왔습니다. 왜냐하면 아주머니 아들이 몽골여자랑 결혼했기 때문입니다. 아주머니는 “얼마 전에 우리 아들 몽골여자랑 결혼을 하고, 몽골며느리가 한국에 온 지 일주일 정도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줌마는 아들과 며느리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많이 바빴는데,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며느리가 한국말을 모르니까 한국어교실을 찾아 주기 위해 동사무소 가서 한국어교실을 알아 보고 왔더니, 작은방이 잠겨 있었답니다. “새애기 자고 있는가 봐”라고 생각하고 언제 깨어날까 기다리다가 2시간 후에 방에 들어가보니, 며느리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주머니가 잠깐 놀러 나갔다가 어느 아파트인지 못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밖에서 계속 찾아보았는데 못 찾았답니다.
다음 날 아침에 경찰서에 신고해서 아파트에 있는 CCTV를 확인해봤는데, 며느리가 짐을 들고 나가는 모습을 봤답니다. 도망갔을 거라고 믿고 싶지 않았던 아주머니는 CCTV를 보고 나서야 이 사실을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아주머니가 저를 찾아온 것입니다. 그리고 저를 보는 눈이 “왜 도망갔을까?”라고 질문하는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아주머니 이야기를 들으면서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뒤로 2달 후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아줌마는 저를 한참 보고 나서 “요즘 안 보이길래 또 도망간 줄 알았네, 있으니 반갑네, 잘 살아라” 하면서 가셨습니다. 아주머니가 왜 그런 말을 저에게 했을까요? 저는 잘못이 없는데!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빴지만, 아주머니 입장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를 보면서 며느리가 얼마나 많이 생각나고 미웠을까? 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도, 외국에도, 나쁜 사람이 있지만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한 사람이 나쁘다고 해서 그 나라 사람이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런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몽골 한 사람 때문에 우리나라 이미지가 나빠지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몽골문화 가르치는 강사로, 한국어린이들과 만나며
현재 저는 부산여성회 아동체험단에서 다문화강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냐 하면요. 처음엔 한국어를 배우려고 부산 이주여성인권센터로 오게 되었습니다. 센터에 여러 나라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한국선생님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생활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재미있게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이 저를 보고 “학교아이들한테 몽골의 문화와 생활을 가르쳐 주는 다문화강사 해볼래요?”라고 말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한국어도 잘 못하고, 자신감도 없고, 한국사람을 만나면 떨려서 말이 잘 안 나오는 편이였습니다.
센터 선생님들은 저에게 많은 힘을 주었습니다. “사람은 처음부터 잘하는 일이 없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잘할 수 있습니다. 한번 해보세요”라고 해서, 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다문화강사 일을 시작할 때,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해보니까 아주 재미있고, 앞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 뭔지 알게 되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한국어도 많이 늘었습니다.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스스로 많이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우리 아동체험단에는 다섯 개 나라(중국, 태국, 러시아, 베트남, 몽골)에서 온 선생님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시안 문화”라는 체험으로(각 나라 인사말, 노래, 만화책 읽기, 음식 체험, 문화 등) 아동센터나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우리가 알려주는 문화에 대해 열심히 듣고 있는 모습, 우리 강사들한테 질문하는 모습을 볼 때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국제결혼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한국에는, 다문화가족을 편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다문화강사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힘이지만 두 나라 사이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드허르러/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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