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필리핀 보홀 섬 필리핀에서 지내다 보니 집이 별거냐 싶다. 날씨 탓이 크겠지만 여기 집들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이음새마다 벌어진 틈으로 바람이 드나들기 일쑤고, 칠이 벗겨졌거나 아예 칠해지지 않은 집들도 많다. 하지만 다들 개의치 않고 산다. 때 되면 밥해 먹고 날 저물면 몸 누여 쉴 수 있는 곳으로 족하기 때문일까. 하긴 원래 집은 그런 것인데, 살다보니 그 단순한 진실이 자꾸만 어렵고 복잡해진다. 보홀 섬 바클라욘(Bohol Baclayon)에 ..
생식기술, ‘본인’만 원하면 뭐든 오케이? 어느 날 자신이 아버지가 아닌 모르는 이의 정자에 의해 인공수정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지난 달 20일, 일본 도쿄에서는 부모 외에 ‘제3자의 정자나 난자를 이용한 생식기술’에 대해 생각하는 모임이 열렸다. 전국에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AID 출산, 아이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아 23세 때 AID(제3자의 정자에 의한 인공수정)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30대의 A씨. 부모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큰 충격이었다.”고 한다. “부모님은 사실을 알려준 후에도 어떻게 해서든 이 화제를 피하려고만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부모가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생식기술을 아이가 수긍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