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6) *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부산의 여중생이 성폭행당한 후 살해당한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하원의원이 25년 전 십대 소녀와 나체로 목욕하고 나서 입막음을 위해 거액의 돈을 건넸다는 사실이 피해자에 의해 밝혀져서 의원직을 사퇴했다는 외신도 들려왔습니다. 문득 코스타리카에서 본 게 떠오릅니다. 코스타리카의 시내버스에 붙어 있던 문구, 정확한 어구가 다 기억나지 않지만 “미성년자와의 성행위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라는 말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걸 본 순간 저렇게 공개적으로 경고 문구를 붙여 놓아야 할 정도로 이 사회에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가 심각한 것일까..
*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필리핀 민다나오 까미귄 섬① 싼 비행기를 골라 타느라 매번 한밤중 아니면 꼭두새벽에 공항 출입이다. 필리핀 세부(Cebu) 공항에 도착한 것도 역시나 새벽 두 시. 공항 안에서 어정대다가 날 밝거든 길을 나서야지 했는데, 짐 찾아 몇 걸음 나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공항 바깥 길이다. 미적거릴 틈을 안 주는 참 인색한 공항이다. 일주일에 오직 하루 금요일 밤에만 출발하는 까미귄 행 배표를 가까스로 구해놓고 비자를 연장하러 이민국으로 뛰어갔다. 섬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