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5) *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삼월이 되었지만 여전히 쌀쌀하고 때때로 흐린 날이 이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따뜻한 음료를 자꾸 찾게 되는데, 커피를 마실 때면 코스타리카가 떠오릅니다. 코스타리카, 커피의 일상과 추억 “사람은 죽어서 천국에 가길 원하지만,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코스타리카로 가길 원한다.” 커피예찬을 담은 어느 책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코스타리카 커피의 어떤 특별한 매력이 이런 거창한 찬사를 낳게 했는지, 단지 커피를 좀 좋아하는 사람일 뿐인 저는 잘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코스타리카는 저에게 커피의 일상을 가져다 주었고 커피의 추억을 남겨 주었습니다. 이를테면 거의..
오미드의 첫사랑 *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② 힐라학교 아이들 대부분은 하자라 족이었다. 아프가니스탄 내 소수 인종인 하자라에게는 다수파 지배 계급이었던 파쉬툰이나 타지크 족에게 오랜 세월 핍박당해온 아픈 역사가 있다. 그들은 생김새가 좀 달랐다.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쌍꺼풀 없는 눈과 낮은 코 그리고 둥그스름한 얼굴을 물려주었기 때문이다. 깊숙한 눈매에 또렷한 이목구비를 지닌 아리안계 파쉬툰들은 하자라를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