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든 존재한다[머리 짧은 여자] 미투(MeToo) 위드유(WithYou) “어? 이거 성희롱이야? 자꾸 이러면 나도 미투 할거야!” 누군가 농담 투로 말을 훅 던지고, 사람들이 웃는다. 미투(#MeToo) 운동을 농담 소재로 써먹을 수 있는 건, 내 일이 아니라고 여길 수 있는 어떤 여유 덕분이다. TV에 나오는 저놈들은 아주 빌어먹을 놈들이지만, 나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기에 웃을 수 있다. 학교에서 언어 성희롱을 하던 남교사, 직장 회식자리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손깍지를 끼던 유부남 선배, 체육관에서 엉덩이를 발로 밟는 안마를 시키는 관장님. 그들도 아마 TV를 보며 성추행 가해자들을 욕하고 있을 것이다. 미투 운동을 농담 소재로 삼아 웃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범한 가해자는 어디에나 있고, ..
성추행 의사에 175년형 선고, 법정에선 무슨 일이…156명의 여성들이 일주일 동안 증언대 올라 지난 24일, 미국 법정에서 성범죄자에게 최장 175년형이 선고됐다. 피고는 미국의 미시건 주립대학 체조팀의 주치의이자 미국 국가대표 체조팀 주치의기도 했던 래리 나사르(Larry Nassar). 그는 20년 동안 160명이 넘는 십대여성과 성인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미국의 양형 제도는 한국의 가중주의와 달리, 병과주의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한 범죄자가 여러 범죄를 저질렀거나 피해자가 여럿일 경우 처벌이 몇 배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이 판결이 중요한 것은 성범죄자가 최장 175년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이 선고가 나오기까지의 과정 때문이다. ‘국가대표 주치의’ 명성에 가려진 추악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