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맞았는가? 라는 질문은 어리석고 우습다 2. [칼럼 소개: 성폭력 피해생존자 너울의 세상을 향한 말 걸기, 연재가 계속됩니다. -편집자 주 www.ildaro.com] 사건 하나. 내 기억 속의 첫 번째 폭력 폭력에 대한 기억은 원인이 없이 결과만 남을 뿐이다. 내가 가해자가 아니기에, ‘왜’라는 질문 자체가 너무도 쓸모 없고 어리석은 것이다. 왜라는 질문은 가해자에게는 변명의 여지를 주며, 피해자에게는 또다시 가해지는 학대가 된다. 당신은 왜 맞았는가? 당신은 왜 강간당했는가? 어떠한 사람도 강간당하거나 폭력을 당하고자 하는 의지나 사고 자체가 없기에, 왜라는 질문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 날의 폭력에 대한 기억 또한 ‘왜’라는 질문이 우스운 것은, 거기엔 어떤 이유(사람들이 말하는 폭력 유발론..
25년 동안 관통해온 기억을 풀어내며 1. 꿈을 꾸다 [칼럼 소개: 성폭력 피해생존자 너울의 세상을 향한 말 걸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www.ildaro.com] “상처의 치유는 문제를 덮어둠으로써 가능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들춰내며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 재발견함으로써 가능하다. 폭력 당한 경험을 잊으려는 노력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여성주의 시각으로 재해석할 때 가능하며, 이 때 그들은 희생자가 아니라 생존자가 된다.” -정희진 중에서 꿈을 꾸다 2007년 12월 어느 날 서른 세 해를 마무리 하던 나는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짧은 삶을 살아오면서 스스로에게 가장 편하고 행복한 시기라고 자부하며 보내고 있었던 날이었다. 성인이 되어서 처음으로 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