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품평이 인사를 대신하는 학교, 이대로 좋은가‘여성의 몸 이미지’에 다양성과 자유를!① 윤다온 지난 4년 동안 여자중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외모에 대한 이야기들로 인해 나는 조금 질려있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옷차림과 외모에 대한 평가가 아이들의 인사말이었다. 화장과 다이어트가 화제에 오르는 건 교무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말을 더 얹지 않아도, 이미 십대들 사이에서 ‘외모’ 이슈는 포화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대체로 외모에 대한 말을 꺼내지 않았다. 말 한마디로 바뀔 수 있는 문제도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짐짓 훈계처럼 들릴 수 있는 말을 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 하는 무기력함도 내 침묵의 이유 중 하나였다. 외모 이슈가 넘쳐나는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학교생활을 했..
아파도 일하는 사회, 산재는 인정될까? 이토록 무방비한 산업재해 사회(2)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산재보험, 알면서도 못 쓰는 이유 “아프냐, 나도 아프다.”회사원들의 흔한 점심시간 대화다. 일시적 통증이나 피로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만성적으로 안 아픈 사람이 드물다. 한명이 아프다는 말을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나도 아프다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두통, 소화불량처럼 비교적 가벼워 보이는 질병부터 허리디스크, 거북목증후군, 고지혈증, 뇌졸중에 이르기까지 온갖 병명이 등장한다. 이어서 어떤 음식이 좋다더라, 어느 병원이 잘 한다더라, 이런 운동을 해봐라 같은 이야기를 왁자하게 나눈다. 이야기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