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양심적 병역거부자 길수 (1) 10주년 기획 “나의 페미니즘”. 경험을 통해 여성주의를 기록하고 그 의미를 독자들과 공유하여 대안담론을 만듭니다.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 www.ildaro.com 내게는 너무나 생소했던 페미니즘 대학이라는 공간이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던 스무 살의 2월이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회가 마련한 반성폭력 강좌에 참석하게 되었다. 강사는 성과 관련된 세간의 통념들을 나열한 스무 가지 사항을 제시하고, 그중에서 나는 몇 가지나 Yes라고 생각하는지 세어보라고 말했다. 나는 ‘여관에 가면 함께 자겠다고 동의한 것이다’, ‘야한 옷을 입는 여자는 성에 더 개방적이다’ 등 세 가지에 Y..
자본주의는 어떻게 ‘마녀사냥’을 이용했는가 추은혜의 페미니즘 책장(8) 실비아 페데리치 - 캘리번과 마녀 얼마 전 우리나라 연간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섰다는 기사를 읽었다. 무역 변방국에서 중심국가로 발돋움했다는 감격에 겨운 자화자찬들에 이어 무역이 곧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먹거리와 일자리의 원천이라는 대통령의 연설까지 어우러져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제 무역 2조 달러 시대로 도약하자거나, 그 주역은 ‘우리 젊은이들’이라는 그분의 확신에 찬 어투가 왜 그렇게도 공허하게 들렸는지. 적어도 내가 아는 ‘우리 젊은이들’은 지금 무역 1조 달러라는 화려한 기록이 무색하게도, 대학 졸업을 연기해가며 취업에 전전긍긍해야하고, 해마다 치솟는 등록금에 졸업도 하기 전에 신용불량자가 되어 있기 때문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