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죽음의 밥상 外 현대문명과 거리를 둔 채, 산골에서 자급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도은님이 연재를 시작합니다. 도은님은 두 딸과 함께 쓴 “세 모녀 에코페미니스트의 좌충우돌 성장기” 의 저자입니다. www.ildaro.com 아이들과 함께 펴낸 책에도 썼지만, ‘무얼 먹고 살까’ 하는 문제는 젊을 때의 나에겐 그리 중요하게 다가오지가 않았다. 청년 시절의 나는 자취방과 기숙사를 옮겨 다니며 대충 끼니를 때웠고, 먹는 음식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무릇 청춘이란 음식 같은 사소한 것(!) 말고 다른 중요한 일에 관심을 쏟아야 훨씬 그럴 듯해 보였나 보다. 또 이삼 십년 전에는 지금만큼 극성스럽게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 음식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지 않았다...
매화나무 있는 밭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킬까?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열아홉 번째 이야기 1월 한 달 놀고 2월부터 다시 일을 시작한 K. 그 일이라는 게 밭작물을 키우는 것이어서 3월 중순까지는 그런대로 한갓졌는데, 그 이후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면서는 많이 피곤해하는 것 같다. 아침형 인간인 나와는 반대여서 밤에 오히려 생생해지고 기운 나는 사람이, 요즘은 저녁을 먹고 나면 영 맥을 못 춘다. 방금 전에 엎드려서 책을 펼치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 속에 얼굴을 묻고 졸기 일쑤. 내 예상을 비껴간 K의 결정 그런 K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흐뭇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애당초 시골생활에 큰 뜻이 없던 그가, 심지어 텃밭 수준의 농사도 한 발자국 뒤에서 관망하며 내가 해달라는 것만 하던 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