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스무살 여연의 공상밥상 (9) 꿀을 이용한 요리 홈스쿨링과 농사일로 십대를 보낸, 채식하는 청년 여연의 특별한 음식이야기. 갓 상경하여 대도시 서울의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스무살 청년의 음식을 통한 세상 바라보기, 좌충우돌 실험 속에서 터득한 ‘여연표’ 요리법을 소개합니다. www.ildaro.com 봄이면 꽃꿀을 따 먹던 기억 ▲ 벌은 꽃에서 꿀을 얻고, 식물은 가루받이를 한다. ©서울시 얼마 전에 오랜 지인이자 든든한 후원자이신 어떤 분이 멀리 경상북도에서 소포를 보내주셨다. 자잘한 간식거리들로 가득 찬 소포 맨 밑바닥에서 조그만 꿀 한 병을 발견했다. 집에 있을 땐 꿀을 자주 먹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온갖 음식에서 풍기는 단내에 살짝 질려서, 꿀을 사..
비니루에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 이라기보다는 반성 스무 번째 이야기 달포 전에 심은 옥수수와 강낭콩, 그리고 땅콩이 싹을 틔웠다. 씨앗을 심고 한동안 비가 오지 않아 애가 탔는데, 아닌 게 아니라 마른 흙을 헤집고 나오느라 그들도 힘이 들었는지 연두 빛 고운 얼굴이 어쩐지 창백해 보이기까지 하다. 오월, 우리는 목마르다 ▲ 가뭄에도 기를 쓰고 뿌리를 내려 살아남은 고구마 모종. © 자야 며칠 전 흩뿌린 비로 봄 가뭄이 해소되기를 바랐건만. 양이 적었던 탓일 게다. 한낮이면 펄펄 끓는 뙤약볕 아래, 땅은 마냥 뜨겁고 흙은 사막의 모래알처럼 바람 속으로 흩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작물들이 끊임없이 성장하는 걸 보면 참으로 신묘하다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어제까지만 해도 하늘을 향해 꼿꼿이 각을 세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