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만지는 그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대체농법도 없이 무모하게 시작한 유기농업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지은 지 19년째 되는가 봅니다. 결혼하면서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농약을 치지 않았으니까요. 사실 그 때는 농사가 무엇인지, 농약이 무엇인지, 왜 농약을 치지 않아야 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쑥 뜯으러 가자”는 동네 아주머니의 재촉에 칼을 들고 들로 따라 나서기는 했지만, 내가 찾아야 할 쑥을 모르던 때니까요. 이웃에 1970년대부터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짓던 고집불통 농민이 한 분 계셨습니다. 신접살림을 차리고 농사를 처음 짓던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인데, 그 분의 권유로 처음부터 농약을 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참 무모했던 것 같습니다. 젊어서..
FTA 협상 문제가 불거지면서 농업 분야가 많은 타격을 받게 된다는 분석이 자주 나왔다. 그런데 이 분석들은 대체로 농업 자체에 대해 일관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듯 하다. 즉 산업화,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전근대적인 분야인 농업은 어쩔 수 없이 사장될 수밖에 없다는 식이다. (녹색평론)의 지은이 쓰노 유킨도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가령 전 세계가 공업사회로 이행하여 농업인구가 1할이 되었다고 하자. 그때 전 인류 중 9할의 노동인구를 받아들일 2차, 3차 산업의 구도는 준비되어 있는가.” 자연과 접촉하며 땅을 지킨 ‘소농’ 쓰노 유킨도는 전세계적으로 아직도 많은 농민들이 소농으로, 즉 좁은 땅에서 자급자족의 규모로 농경을 하며 살아가는 현실을 강조한다. 그가 보기에 소농은 전근대적이고 생산력이..